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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

by 정한별

#법

삼수변에 갈 거자를 쓴 '법法' 한 글자는 한마디로 '그물(물物을 거둔다)'인데 '모든 것은 있다'라는 사실만 미간에 띄워두고 아주 촘촘한 그물코를 짜면 그간 멋대로 날뛰고 함부로 뱉으며 토씨나 낱말을 과장하고, 거짓말과 사기, 종횡으로 젓고 다니던 저 새까만 새끼 물고기까지도 몽땅 걷어올릴 수 있는 것이다. 그 풍어다 만선이 정작 풍요일까 싶어, 인정이 메마르지 않은 세상을 믿어가며 그물을 찢고 物고기를 自由코자 한 것인데, 때때로 스스로 그물의 코를 보채는 물고기도 있다. 세상의 티끌이 善良으로 얼마나 가려졌던고?

#一切萬有



#어부사시사

-윤선도 -


춘사春詞 1

압개예 안개 것고 뒫뫼희 해 비췬다

배떠라 배떠라

밤믈은 거의 디고 낟믈이 미러 온다

지국총至匊悤 지국총至匊悤 어사와於思臥

강촌 온갓 고지 먼 빗치 더옥 됴타

춘사 2

날이 덥도다 믈 우희 고깃 떧다

닫드러라 닫드러라

갈며기 둘식 세식 오락가락 하는고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낫대는 쥐여 잇다 탁주ㅅ濁酒甁 시럿나냐

춘사 3

동풍 이 건듣 부니 믉결이 고이 닌다

돋다라라 돋다라라

동호를 도라보며 서호로 가쟈스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압 뫼히 디나 가고 뒫뫼히 나아온다

춘사 4

우난 거시 벅구기가 프른 거시 버들숩가

이어라 이어라 노 저어라 노 저어라.

어촌 두어 집이 내 속의 나락 들락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말가한 기픈 소희 온갇 고기 뛰노나다

춘사 5

고운 볃티 쬐얀난대 믈결이 기름 갓다

이어라 이어라

그물을 주어 두랴 낙시를 노흘일까.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탁영가濯纓歌의 흥이 나니 고기도 니즐노다


춘사 6

석양 이 빗겨시니 그만 하야 도라가쟈

돋디여라 돋디여라

안류岸柳 정화汀花난 고븨 고븨 새롭고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삼공三公을 블리소냐 만사萬事를 생각하랴

춘사 7

방초芳草를 바라 보며 난지蘭芷도 뜨더 보쟈

배셰여라 배셰여라

일엽편주一葉扁舟에 시른 거시 무스 것고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갈 제 내뿐이요 올 제난 달이로다


춘사 8

취醉하야 누얻다가 여흘 아래 나리려다

배매여라 배매여라

낙홍落紅 흘너 오니 도원桃源이 갑도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인세 홍진人世紅塵이 언메나 가렷나니

춘사 9

낙시줄 거더 노코 봉창篷窓의 달을 보쟈

닫디여라 닫디여라

하마 밤 들거냐 자규子規 소래 맑게 난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나믄 흥이 무궁하니 갈 길흘 니젓땃다



-그림 이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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