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센터가 진화하고 있다. 예전에는 전화로 하는 방식 하나뿐이었다면 요즘에는 웹사이트, 메신저, AI 챗봇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한다. 세대별로도 뚜렷하게 수용하는 매체가 다르다. 모바일 환경이 자연스러운 젊은 세대는 카톡이나 챗봇을 더 선호한다. 직접 대화를 해야 제대로 궁금증이 풀리는 사람은 꾸준히 고객센터에 전화하는 방식을 택한다. 나는 전화상담에서도 1번, 2번 이런 식으로 번호를 눌러서 처리하는 방식도 완전히 익숙하진 않아서 결국에는 0번을 눌러서 상담원과 이야기를 해야 직성이 풀리는 X세대다.
언제부터인지 콜센터 전화 대기 중에 안내멘트 속에 상담원에 대한 언어폭력에 대한 경고가 들어있다. 당연하지만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을 일깨우는 음성은 자각하게 한다. 물리적 폭력에 치중했던 사회에서 이제는 언어폭력이나 문자 폭력으로 새로운 형태에 대한 경각심이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해 보인다.
얼마 전에 개인연금보험에 대해서 궁금한 사항이 있어서 먼저 웹사이트를 찾아보았고 만족할만한 답변을 찾을 수 없어서 콜센터로 전화했다. 조용한 사무실에서 개인정보를 불러주고 민감한 내용을 묻는 일이 자연스럽지 않아서 회의실에서 통화하다 외근이 있어 나왔다. 봉지를 뜯고 먹다가 만 치토스처럼 언젠가 먹어야 하는 과자라면 당장 먹자 생각해서 외근 가는 길에 차에서 상담을 마무리했다.
궁금했던 내용에 대해 답변을 듣고 나리 머리가 개운했다. 와이퍼로 깨끗해진 유리창 너머에는 먹구름과 비로 얼룩졌던 하늘은 물러가고 어느새 눈 부신 햇살이 구름 사이로 빛나고 있었다. 길게 늘어선 차량의 등판은 따뜻해 보였다.
전화기 너머에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말들을 받아내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필요한 때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안도감과 공포감이 공존한다. 감사하다는 말을 듣기도 하지만 폭언을 듣기도 하는 상황이 언제 누구에게서 발생할지 모른다는 것만큼 공포스러운 일이 없다. 주먹으로 때려야만 멍이 드는 건 아니다. 말로도 얼마든지 사람을 멍들게 할 수 있다.
감사한 그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면 어떨까, 고맙다는 말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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