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툴루즈 로트렉展 - 앙코르 전시를 다녀와서
2020년 8월 현재 한가람미술관에서 툴루즈 로트렉展 - 앙코르 전시가 열리고 있다. 프랑스의 화가인 툴루즈 로트랙은 19세기 프랑스의 화려한 살롱의 이면의 모습을 감각적으로 표현한 그림이 인상적인 화가다. 화려함과 권위의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위선과 부조리를 표현하는 그림이 지금의 감각으로 봐도 세련된 느낌이다. 화가는 시대의 관습인 근친혼에 따른 유전적 결함과 유년기 사고로 인해 평생을 성인이지만 아이의 몸과 병약한 삶 속에서 살아야 했다.
전시회에 작품들의 대부분은 요즘 전시의 특징인지 모르겠지만, 디지털 형태로 그림을 표현하고 있어서 진품이 가져다주는 소박하지만 깊이 있는 맛은 느끼기 어렵다. 액정 기술이 좋아져서 종이와 캔버스에 묻어 있는 색을 고스란히 잘 표현한다고 하지만 캔버스에 덧칠해진 물감의 질감이나 터치의 세밀함까지 표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 같다. 활자를 기반으로 한 종이책의 물성에 대한 감성도 아직 극복하지 못한 '디지털 기술'이 감히 어디 예술의 회화를 넘보나 싶음 마음이다.
진품의 깊이 전달에는 한계가 있지만 19세기 화려한 파리의 밤문화를 그림을 통해 현대로 옮겨온 듯한 표현력의 확장은 긍정적이다. 살롱의 바에 손님들과 무희의 모습에서 춤추는 역동성을 표현한 그림도 있고 동성애의 커플이 비스듬히 누워있는 그림 속의 인물이 고개를 들어 관람객을 도발하듯 쳐다본다. 작품 중 물끄러미 창밖을 보는 인물의 한숨소리가 들리듯이 고개를 떨구는 연출도 재미있고 생동감을 준다.
많은 작품 중에서 유독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 전시장에 들어가자마자 본 화가의 어머니에 초상화였다. 작품에 대해서 몰랐을 때는 툴루즈 로트랙 하면 떠 오르는 화려한 색채와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포스터 같은 그림이 아니라서 별로 주목하지 않았다. 또 부인의 모습에서 감정을 느낄 수 없어 답답했다. 전시장을 나올 때 평생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어 했던 아들을 쳐다보지 않았던 나쁜 아버지와 대비하여 불구의 몸으로 화가를 하겠다는 아들을 생에 전체를 통해서 뒷바라지 한 어머니의 모습이란 걸 알고는 다시 처음 자리로 돌아가서 보았다. 사연을 알고 다시 본 그림은 슬픈 지만 내색하지 않고 담담하게 '아들아, 나는 너를 믿는다'라고 말하고 있는 듯 보였다.
축복받지 못한 인생이라고 생을 원망했을 화가에게 어머니의 존재가 없었다면 지금 내가 누리는 예술에 대한 감흥은 없었을 것이다. 다시 보고 싶어서, 아트샵에 그림이 있는지 찾았지만 엽서나 액자로 나온 그림은 화가의 유명한 살롱 그림이나 포스터 류였다.
감상한다는 행위는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만지고, 먹어보는 1차적 입력에 작품의 이야기를 입히면 비로소 완성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화가의 어머니는 성장이 멈춘 아들을 사람들 기억 속에 위대한 거인으로 자리매김하게 해 주었다. 사랑, 믿음 그리고 헌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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