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디, 그리고 어디로

- 하필 마리 앙투아네트는 그때 왕비였다.

by hanxs

프랑스혁명의 이슬로 사라진 '마리 앙투아네트'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있다. '빵이 없으면 고기를 먹으면 된다'라고 하는 왜곡된 프레임의 희생양인 그녀를 편견 없이 보여준다. 기존에 철없고 사치스러운 왕비로 비친 그녀의 모습을 영화에서는 이전의 왕비와 별다를 거 없이 지냈지만 프랑스혁명을 맞음으로써 사치와 철없는 생황이 부각되었다는 관점을 이야기했다. 그녀는 세상과 단절된 베르사유 궁전에서의 생활은, 그녀의 위치에서는 자연스러운 보통의 삶이었다. 울타리 밖의 시각에서는 세상 물정 모르는 철부지에 사치로 가득한 군중의 삐를 앗아가는 악녀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당시 군중의 시각만으로 판단하기에는 억울한 면이 있다. 하필이면 그녀는 ‘그때 왕비’였기에 시대의 악녀 아이콘으로 등극했다는 말이다.


틀안에 있으면 진정한 모양을 감지하기란 불가능하다. 어디까지가 틀 안이고 어디가 그 너머인지는 틀의 경계에 다다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 넘을 수 없는 경계도 대게는 내면의 의지에 의해서 보다는 어쩔 수 없음으로 넘어가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간 본성의 측면에서 본다면 스스로 기득권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다. 치열하게 투쟁하는 근본의 이유에는 기득권이라는 분홍색 코끼리 같은 존재 때문이다. 아침저녁으로 출퇴근을 하는 길 중에 자유로를 거쳐야 한다. 이름처럼 자유로에서는 어느정도 속도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 서울시내에서는 60킬로도 언감생심인데 자유로에서 뒤차들의 클라손 소리를 받기 좋은 속도다. 90킬로 이상으로 달리는 도로에서 혼자 60키로로 달릴 수 없듯이 우리 삶은 주변과 같이 호흡하면서 살다 보면 감각이 다르게 느껴질 때가 많다. 도심에서는 90킬로는 미친 속도지만 자유로에서는 정상 속도다.

삶에도 속도가 있다. 나이라는 공평한 시간의 잣대를 통해서 보더라도 다 제각각의 사람 모습이다. 달리면서 나의 위치와 방향을 보려고 하면 위험하다.

잠시 도로에서 벗어나서 점검의 시간이 가져야겠다. 속도가 바른 방향을 담보하지 않으면 더 멀리 비껴갈 뿐이다. 그러면 목적지로 가는 길이 멀어져 갈 뿐, 속도는 의미를 상실한다. 방향과 정확성이 우선한 속도가 진정한 의미가 있다.


인생은 달리면 달릴수록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는 사실을 실감한다. 흔한 비유처럼 마라톤도 아니다. 42.195키로미터가 멀긴하지만 정해진 거리다. 하지만 인생의 경로는 사람마다 다르다는 사실만이 진리일 뿐이다. 끝을 모르는 경주에서 끊임없이 조정하면서 바른 방향으로 나가는 가금 전속력으로 가끔은 천천히 걷는 여정이다.



#hanxs #인생은길다 #잠시멈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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