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고집불통(Go집不通)

- 고집불통형 인간이 되자

by hanxs

요즘은 혼밥, 혼술이 아니라 홈밥, 홈술이다.라는 목차에 끌려서 책꽂이에 넣으려다 말고 책을 펼쳐 자세를 잡고 읽었다.

"내일부터 재택입니다. "

"얼마 전부터 집에서 근무합니다"

"선배 우리 몇 달째 집에만 있었더니 답답해"

이전에는 들을 수 없는 통화의 내용이다.


2020년 9월, 만약에 내가 시대를 표현하는 화가라면, 작은 상자를 담고 있는 직사각형 큰 상자로 사람의 주거공간을 그린 후 작은 상자 안에는 책상에 앉아서 노트북에 입력하고 있는 거북목을 한 사람의 모습을 담겠다. 뻥 뚫린 외부 공간에는 보이지 않지만 공포의 얼굴을 한 바이러스균과 쉼 없이 사람들의 통신을 실어 나르는 '와이파이'가 그려지면 적확한 시대의 스냅숏이 될 것이다.

직장이란 공간에 있어야 할 사람들이 '집'에서 일을 한다. 코로나라는 보이지 않는 적과 접하지 않는 게 현재의 최상책이라 안전하게 피신한 상태다.


집은 존재만으로 위안이고 강력한 보호다. 무단침입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상식적으로 뭐 대수인가 라는 생각을 했던 어린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다른 그 무엇보다 강력한 응징이 필요한 법이라 믿는다. 누구, 아니 그 무엇으로부터도 안전하게 보호되는 공간이 바로 집이다. 법이 지켜지는 건 최소한이고 심리적으로도 내 집에서는 몸도 마음도 홀딱 벗어도 해롭지 않은 유일한 장소라는 믿음이 더 강력한 보호막이다.


자가인지 전세인지, 서울인지 지방인지, 아파트인지 연립인지, 강남인지 아닌지 물리적 오브제로의 집에는 다양한 인식이 존재하지만 가여운 심신을 조건 없이 받아주는 안식처라는 관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외부와 통하는 일을 금하고 집에 가야 하는 단순 생활을 지속하는 '호모 고집불통(Go집不通)'의 탄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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