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간접흡연자입니다.
건물에 8층은 연기가 자욱하다.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쉬지 않고 모락모락 피어나는 연기가 있다. 18층 건물 내에 위치한 녹색식물이 있는 공원이고 흡연이 허용된 유일한 장소다. 흡연하는 사람을 위해서 만든 공간이라기보다는 공간을 흡연자를 위해서 공유한 느낌을 많이 받는다. 건물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한 공간인데 흡연자들이 담배 연기로 그들만의 영역인 듯 사용하게 돼서 결국 흡연자들의 공간으로 변모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흡연을 해 본 적이 없다. 조금은 특이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지금껏 만났던 사람들과 흡연을 주제로 이야기했을 때 두 분류면 거의 다 포함시킬 수 있는데 나 같은 예외 케이스는 통계에서 빼도 될 정도였다. 물론 대게는 나의 경험에 기반하고 또 남자들만을 이야기한다. 조금 더 세분하면 금연하고 있는 사람들의 많은 부분이 건강의 문제로 비자발적 금연이 대부분이었고 스스로의 결심으로 금연을 하는 사람은 열에 한두 명이 채 안됐던 것 같다. 그런 사례로 보아서 모태 금연자는 희귀 동물에 가까웠다. 대게 학창 시절을 무사히? 지났더라도 국방의 의무를 지는 동안 담배를 많이 배우기 때문이다. 힘들고 괴로울 때 위로가 되어 준다고 하는데, 글쎄 난 당최 모르겠다.
그럭저럭 좋은 생활습관이라고 칭찬받는 일중 하나는 담배를 접하지 않은 점이다. 직접 담배는 안 피워도 간접흡연의 경력은 제법 된다. 첫 직장생활 당시에는 사무실 책상에 각자의 재떨이가 있었다. 그때는 호랑이가 담배 피우는 시절처럼 먼 옛날이긴 하지만 20세기 말에는 사물실에 담배를 피우는 게 금지되어 있지도 않았고 TV에서도 고뇌하는 인물을 표현할 때면 담배가 빈번하게 등장했다. 당시 동기들이 담배를 피우니까 쉬는 시간에 같이 어울리려고 봉지커피를 탄 종이컵을 들고 흡연자들의 소굴에서 같이 호흡했다. 이상한 습관이 오래도록 이어져서 지금도 흡연자들과 종종 일부러 어울리기를 좋아한다. 식당에 갔을 때도 식후 담배에 유혹을 느끼는 동료에게 내가 먼저 담배 피우러 가자고 권하기도 한다.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종이컵에 커피 한 잔 들고서. 담배 한 대 피는 2,3분의 시간과 뜨거운 커피를 마시는 시간은 절묘하게 잘 어울린다. 시간에 쫓기면 피던 담배가 조금 아깝지만 끄고 가면 되고 커피도 다 안 마셔도 얼마든지 버려도 와도 미련 없이 움직일 수 있다. 담배나 커피나 몸속에 들어가면 따뜻한 기운이 감돌고 편안한 기운에 자연스럽게 환담이 오고 간다. 지금 하는 일을 어떻게 하면 더 잘할까라는 항목을 제외한 모든 일이 주제가 된다. 때로는 쓸데없는 잡담이 되기도 하지만 적절한 잡담은 삶의 활력이자 서로를 이해하는 기반이 된다. 무거운 주제랑은 연기와 함께 날리고 속 깊은 이야기는 뜨겁게 태우는 자리다.
8층은 연기 속에 서로의 유대감이 돈독해지는 결속의 장소다.
#hanxs #하늘공원 #금연 #흡연 #간접흡연 #종이컵 #달달이커피 #봉달이커피 #스몰토크 #잡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