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와 둔재

- 100일 글쓰기 소회

by hanxs

100일 동안 글쓰기를 했습니다.

10월4일로 100회를 마감하고 다시 시작하는 글쓰기입니다.




마치 군대 제대하고 첫날처럼 홀가분하면서 무엇을 해야 할지 막연한 기분으로 하루를 보냈다.

민간인일 된 첫날, 무엇이든 이제 마음대로 할 수 있지만 막상 규칙적으로 하루를 빡빡하게 보내던 일정이 사라진 자리에는 당혹감이 채워졌다. 무한의 자유가 주는 압박을 감당하기엔 준비가 부족했다.


지금, 100일의 글쓰기 완주하고 나서의 첫 날을 보내고 있다. 에드워드 호퍼의 카페에서 멍하니 앉아있는 여인처럼 '아무 생각이' 너무 많은 생각 속에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일단은 쓰자고, 생각을 숙성할 틈도 없이 우격다짐으로 면발 뽑아내 듯 뽑아낸 글들이 때로는 찰지게 감칠맛이 나기도 했고 서걱서걱 입이 껄끄럽기도 했고 '이걸 먹으라고!' 하는 온갖 이름 모를 음식으로 나왔다.

그래도 굶는 것보다는 낫다는 심정으로.


이제부터 제대로 쓰기 1일 이렇게 되면 얼마나 좋겠나. 전혀 그럴 가능성 없다. 또 요행을 바라는 도둑 심보는 아니다. 타박타박 걷다 보면 먼 지금 보다는 더 먼 길을 갈 테고 가다가다 보면 무슨 일이든 생길 게다.

사건이 발생해야 서사가 생기기 마련이다


천재의 재기(才氣)가 없을 바에는

둔재의 끈기라도 있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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