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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xs Oct 09. 2020

한글날과 경찰버스

늦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한글날 기념식을 한다. 경복궁에서 진행하는 행사를 아나운서가 눈에 들어온다. 남자 아나운서와 여자 아나운서가 식을 진행하는데 한글 맞추기 퀴즈를 진행하는 여자 아나운서 옆에는 한국 사람보다 더 한국을 잘 아는 사람, 테일러라는 미국인이 진행했다. 


한글날과 광화문의 조합은 예상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나들이 코스 중 하나가 교보문고라서 시위나 집회가 있을지 모르지만 갔다. 역시나 사직터널을 지나 나온 순간부터 경찰이 도로와 길가에 보이기 시작했고 차선도 2차선으로 정리했다. 그리고 광화문을 중심에 두고 주변에 진입하는 진입로를 모두 차단한 상태였다. 불편함은 감수할 만하다. 이념이나 정치적 신념의 차이는 인정하지만 그것보다 더 우선하는 건 생명이 보존이다. 광화문 주변으로 둘러싼 경찰버스를 보면서 한글을 만드신 세종대왕의 동상을 지나쳐 가면서 과연 세종대왕이라면 지금의 이 시대를 어떻게 통치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현재 어지러운 난제들을 동시대인들의 극복 노력은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지만 100년, 200년 후 후손들이 지금을 어떻게 평가할까라는 대의를 기준으로 보면서 답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세종대왕이 나라를 다스리던 시절에도 이해관계에 따라서는 성군인 세종에게도 분노하고 지탄하는 사람이 있었다. 오늘 한글날오 지정된 대한민국의 자랑이고 세계적으로도 발명자가 확실한 유일한 문자인 한글도 모두에게 환영받은 건 아니다.  당시의 기득권층에게 한글은 조선을 보호하는 중국을 배신하는 행위라고 해서 격렬하게 저항했던 사례를 보더라도 지금 당장보다 긴 안목이 필요해 보인다.


2020년 한글날, 광화문을 둘러싼 경찰버스에 대한 시시비비는 적어도 한 세대 후에 해도 늦지 않을 거 같다. 



#hanxs #한글날 #경찰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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