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처럼 많은 별다방 중에

- 처음은 우연 그다음부터는 필연

by hanxs

커피 맛은 몰라도 자주 가는 별다방이 있다. 하루 일과의 루틴처럼 무심히 들리는 장소다. 아침 출근길에 어린이 집에 아이를 내려주고 10분 남짓의 시간을 쓰는데 이만한 장소가 없다. 커피도 마시고 잠시 멍하니 창밖도 보고 핸드폰도 보고, 정말 아침 시간의 밀도를 높여주는 압축기 같은 역할을 한다.


별다방이 내가 사는 동네에 들어왔을 때 '음 드디어 우리 동네도 별다방의 후광을 보나' 하면서 이 오래된 동네에 누가, 얼마나 찾겠어하는 약간의 우려도 있었다. 마케팅의 귀재인 그들이 아무 장소에나 오픈하지 않는다는 걸 모르고 괜한 걱정을 했다. 나부터도 동네에 다른 커피숖을 그 뒤로는 가 본 적이 없다. 특별히 애착하지도 않지만 무난하고 무엇보다 익숙한 장소다. 처음부터 익숙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매장도 다니다 보니 이재 별다방의 메뉴나 서비스에 길들여진 듯하다.


세 곳 정도가 가는 곳이다. 하나는 아침마다 가는 곳, 다른 한 곳은 주말에 주차가 가능하기도 하고 드라이빙 쓰루가 가능 한 곳, 다른 한 곳은 교보문고에서 책 사서 나오면서 들리는 곳 각각의 쓰임? 새는 다르지만 커피의 종류와 운영방식에서는 별 차이가 없는데 그중에서도 조금 더 단골이 되는 곳에는 사람의 차이가 있다.


모두 다 친절하지만 맥락을 이해하는 센스라고 해야 할까? 우리 동네의 점장은 친절하고 목소리도 파바로티처럼 체격 크고 목소리도 우렁차서 100미터 전방에 손님에게도 아메리카노를 알려줄 만큼 성량이 크다. 그런데 디테일한 부분에서 아쉽다. 한 번은 내 메뉴가 나와서 픽업하러 가는데 뜨거운 아메리카노가 담긴 머그잔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김을 점장의 상체가 먹고? 있었다. 손님과 대화를 굳이 거기서 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머그잔을 좀 옮기거나 본인 몸을 좀 다른 위치에서 이야기하는 게 적절해 보였다. 디테일 부족 -1 점. 별거 아닌 거라고 생각할 수 있는 장면이었지만 그 후로는 웬만하면 '이 매장'은 가지 않는다. 이렇게 디테일이 거슬리다 보니 파바로티 같이 우렁찬 목소리마저 감정의 요인이다. - 1점. 그래서 5점 만점에 기본 점수 3점이다.


반면에 내가 자주 가는 곳에 스탭은 '케빈 고객님 안녕하세요'라고 나에게 인사한다. 인지 + 1점

슬리브를 하지 않은 게 디카페인입니다. 2개를 시켰을 때 이런 식으로 구분해 준다. 센스 + 1점

이렇게 해서 5점 만점이다. 그도 실수한 적이 있는데 다음날 어제 주문 잘 못 전달해서 미안했다고 사과도 했다. 보너스 + 1점.


우리나라에는 별다방이 하늘의 별만큼이나 많다. 2019년 기준으로 1378개의 매장이 있다고 한다. 게다가 서울시는 전 세계에서 별다방이 가장 많은 도시라는데 별다방의 고향인 시애틀 보다 무려 2배나 많다(2018년 기준) 이렇게 수많은 별다방 중에 한두 번의 만남은 우연이지만 지속하는 건 필연이다.

까탈스러운 고객은 아니지만 대우받고 싶은 건 고객의 마음이다. 작은 차이가 단골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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