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을 내리고, 잠시

- 인생을 보자

by hanxs

올해는 건강검진 대상이 아니다. 작년에 회사에서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너무 심플하게 진행해서 그랬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기억나지 않아서가 아니라 해야 할 일 같아서 올해는 자기 비용을 들여서 한 번 받으려고 한다.


나보다 10년도 더 젊은 30대 후반의 지인이 푸념한다. 2년 전에는 자기 비용을 들여서 받으려고 했더니 안 받아도 된다고 병원에서 말했는데 이제는 신청하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받으라고 한단다. 나이가 이제 받아야 할 나이라고. 거기에 한 마디 해줬다. 앞으로는 더 많은 걸 검사해준다고 할 테니 준비 단단히 하라고.


대학동창이나 비슷한 연배의 지인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중간중간 간이역에 은퇴, 자식, 주식, 부동산, 정치 등이 있고 종착역에는 건강이 기다리고 있다. 병원에서 시술(수술) 받은 이야기와 은퇴하면 뭐 할까를 이야기하다 보면 오래된 연식의 자동차 느낌이 난다. 나 아직 잘 달리는데 뭐지 이 기분은.

몸에 이상이 하나 둘 있고 먹는 약도 하나 둘 늘어가는 일이 자연의 섭리라고 내려놓으면 덤덤하련만 그래도 어디 사람이 그렇게 초연하기만 할 수 있나, 듣고 있는 사실만으로도 같이 아픈 것 같고 감정이입을 하다 보면 이제 '크고 작은 병'을 평생 친구로 삼아야 하는 현실 자각에 가슴 한편이 멍이 든 것처럼 아프다.


건강검진을 위해 문진표를 작성하듯 인생검진을 위해 '인생문진표'를 작성해야겠다. 인생의 반(半)이 지금인지, 지났는지, 아직 오지 않았는지 모르지만, 지금이라 해두자. 나중에 보면 알겠지. 내 인생을 자가진단을 해보려 한다.

목적지와 지도, 나침반도 한 번 점검하고 큰 바람이 불고 있으니 돛의 위치도 한 번 조정해 보면서 인생 항로를 세밀하게 조정하려 한다. 더 늦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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