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의 묘약
아침에 잠에서 깨서 부엌으로 가면, 전 날 밤에 꺼내 놓은 캡슐로 된 유산균 1알이 식탁 위에 있다. 잠에서 완전히 깨어났든 아니든 상관없이 캡슐을 입에 넣고 물과 함께 꿀꺽 목으로 넘긴다. 하루의 시작은 산균이(유산균)와 함께 한다.
3개월 전부터 '유전자 분석 실험 VR'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협력사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MR 파트를 담당하는 회사가 예술의 전당 근처에 있다. 우리 회사와 협력사는 주로 비대면 회의를 진행하는데 오늘은 서로 진행한 제품을 시연하는 날이다. 서울에서 보기로 했다. 예술의 전당 쪽에 나올 일이 있으면 꼭이라고 할 만큼 만나는 사람이 있다. 7년 전 처음 알게 된 나이도 비슷하고 생각도 공통점이 많은 고객사 팀장이다. 그때는 팀원이었던 지인은 이제 팀의 팀장이 되고 나도 8년 차 회사가 되니 소회를 말하는 사이가 되었다.
팀장의 첫마디가 이랬다.
"요즘 건강은 어떠세요?"
"요즘 회사는?" 년 초에 코로나가 시작되던 3월께 만나고 4개월 만이라 그런지 연속으로 질문한다.
"건강이냐 뭐..., 회사도 과제도 하고 이것저것 하고 있죠"
자연스럽게 중년의 건강으로 이야기의 흐름이 흘러갔다. 팀장님도 몸이 좀 거대해진 듯했어 '코로나 때문에 홈트'하시냐고 물었더니 반대로 운동을 못해서 살이 찐 거라고 한다. 그러면서 약도 많이 먹는다고, 나는 몇 개나 먹냐고 묻는다. 그러고 보니 나는 1알만 꾸준히 먹고 있다. 상대적으로 약을 안 먹는 편이라며 건강하다고 덕담을 한다.
건강이 염려되는 나이, 염려가 많아지는 나이. 나는 생물학적 나이는 못 바꾸지만 심리적 나이는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어디서 봤는지 기억이 정확히 나지는 않는데, 현대는 의학과 영양이 덕으로 근대의 나이보다 건강하다고 했다. 100년 전, 가까이는 우리 부모님 세대의 60대와 지금은 60대는 다르다. 누구도 60대를 노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 나이에 0.8을 곱해야 당시의 나이와 같다고 한다. 이 말이 사실이든 아니든 나에게는 플라시보 효과가 있다.
나이는 내가 먹고 싶을 때만 먹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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