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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토피아 Dec 09. 2019

웨딩홀 예약 : 결혼 준비의 큰 틀을 잡다

웨딩홀을 예약하다

 상견례를 무사히 마치고, 그다음 과정인 웨딩홀을 예약하기 위해서 웨딩홀 투어를 가기로 하였다.


사실, 누구나 머릿속에 그리던 결혼식 장면이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는 유람선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싶어 했다.


 유람선에서 결혼식을 하고 싶었던 이유는 나는 하객들이 결혼식은 제대로 안 보고 밥만 먹고 가는 게 너무 싫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람선을 타는 동안에는 못 도망가겠지?!'


라는 생각으로 유람선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싶다고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오빠도 장남, 나도 장녀이고 모두 집안의 첫 결혼인지라 하객이 매우 많을 것으로 예상되어 빠르게 포기하였다.

그 많은 사람들이 유람선을 타고 내 결혼식 동안 강제로 내리지도 못하고 시간을 놓쳐서 유람선을 못 타서 결혼식에 참석할 수도 없으면 매우 많은 욕을 먹을 것 같은 걱정도 있었다.

그래도 나는 하객들이 잠깐 얼굴 비추고 신랑 신부랑 사진 찍고 밥만 먹고 가는 그런 일반적인 결혼식은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평범한 웨딩홀에서 결혼을 하고 싶지 않았다.

아마 대부분의 신랑 신부들도 평범한 웨딩홀에서 공장에서 찍어내는 듯한 똑같은 결혼식은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예식 비용, 하객 수 등 현실적인 이유로 인해 비슷비슷한 결혼식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래도 나는 현실에 굴복하지 않겠어!!'


라는 마음으로 웨딩홀을 검색해 보기 시작하였다.

우리나라의 웨딩홀은 크게 호텔/ 교회 또는 성당/ 일반 웨딩홀 / 야외 결혼식(전통 혼례 포함)으로 나눠진다.

호텔 웨딩은 고급진 분위기에 식사도 맛있는 편이고 식사와 결혼식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꽃장식만 몇천만 원이 든다는 등 비용이 너무 어마어마하였다.(호텔 웨딩 가격도 호텔의 급에 따라 각양각색이기는 하다.)

나는 금수저가 아니기 때문에 호텔 예식장의 비용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또한, 내가 호텔 예식장을 하객으로 갔을 때도 축의금을 얼마나 내야 될지 부담스러워했던 기억이 있어서 호텔은 넘기기로 하였다.

그리고 교회 또는 성당은 두 집 안이 모두 무교라서 배제하기로 하였다.

야외 결혼식도 로망이 있었지만 우리나라는 날씨 변동이 너무 큰 나라이기 때문에 역시 배제하기로 하였다.

일반 웨딩홀은 크게 컨벤션형/하우스 웨딩홀로 나눠진다.

컨벤션형은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으로 가장 많은 형태의 웨딩홀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웨딩홀이 대부분은 컨벤션 형인데, 대부분 웨딩홀이 따로 있어서 홀에서 본식을 진행하고 식당으로 이동해서 식사를 하는 시스템이다.

홀 크기가 다양해서 적은 수의 하객에서부터 많은 수의 하객까지 커버가 가능하고 교통도 대부분 편리한 곳에 위치해있다.

하우스 웨딩은 최근에 뜨고 있는 형태의 웨딩홀인데 소규모의 파티 같은 분위기를 내는 웨딩홀이다. 외국의 주택의 가든 같은 곳에서 하는 웨딩 느낌을 낸다고 해서 하우스 웨딩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대부분 컨벤션형 웨딩홀은 신랑 신부에 집중한다고 홀이 어두우면서 신랑 신부에게 조명을 빵빵하게 쏴주어서 집중을 시키는 편인데, 나는 그것보다는 하객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밝은 분위기의 웨딩홀을 찾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내가 찾고 있던 밝은 느낌과 일반적인 웨딩홀과는 다른 특색 있는 하우스 웨딩홀에 꽂히게 되었다.

그래서 오빠에게 하우스 웨딩을 하고 싶다고 얘기를 하자,

 

 "그런데 우리는 하객이 많아서 하우스 웨딩은 어려울 것 같아."

라는 절망적인 대답을 들었다.

오빠는 대신,


"오빠네 회사 인재원에 있는 웨딩홀에서 하면 저렴하게 결혼식도 할 수 있고 식사도 맛있데!"


라며 오빠네 회사 웨딩홀에서 결혼하고 싶어 했다. 나도 오빠네 회사 웨딩홀에서 결혼을 하면 이것저것 생각할 것 없이 편할 것 같긴 하였다.

그래서 먼저 오빠네 회사 웨딩홀을 투어를 갔었다. 오빠네 회사 웨딩홀은 컨벤션형 웨딩홀이었고 역에서 가까운 편이고, 서울 중심가이고 깔끔한 편이었다. 대관료는 임직원 할인이 적용해서 무료였고, 꽃장식 300만 원에 식대는 뷔페기준 인당 39000원이었다.

무난한 웨딩홀이었지만 문제점은


 1. 당첨이 되어야 예약이 가능하다는 점 : 우리가 예약하고 싶다고 예약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웨딩홀 추첨 일어날 모여서 결혼식을 원하는 날 신랑 신부들이 제비뽑기를 해서 당첨이 되어야 예약이 가능하다. 운이 좋아야 예식장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2. 너무 무난하다는 점 : 교통, 홀 크기 정도는 적당 했지만 웨딩홀만의 특색이 없었다. 그래서 '정말 여기서 하고 싶다~ ' 이런 생각이 안 들었다.


이런 이유로, 회사 웨딩홀을 투어를 한 뒤 이 곳은 당첨이 되면 고려해 보는 것으로 정하고 다른 예식장도 같이 알아보기로 하였다.


"일단 하우스 웨딩홀 예식장에 상담이라도 해보자~, 응?"


오빠네 웨딩홀을 알아보고 난 후에도 나는 결국 하우스 웨딩홀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고 나의 설득 끝에 서올에서 하우스 웨딩홀로 유명한 그레이스 켈리 강남점에 상담을 가게 되었다.

그레이스 켈리 강남점은 사진으로 봤을 때 홀이 너무 예쁘고 위치도 강남이라 교통도 편리할 것 같아서 투어를 선택하게 되었다.

실제로 가본 웨딩홀은 사진처럼 예쁘긴 했지만 규모가 작긴 작았다.

하객은 최대 300명까지 수용 가능하다고 했는데 우리는 하객이 300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어서 안타깝게도 켈리 강남점에서는 진행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상담 실장님이


"그레이스 켈리 수서점이 9월 말에 오픈 예정인데 하객이 500명까지 수용 가능해요."


라는 말을 하였다.

그리고 조감도를 보여줬는데 정말 여태껏 봤던 웨딩홀 중에서 가장 예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예쁜 홀이었다.

밝은 분위기에 천고도 높았고 무엇보다 유리로 된 천장으로 하늘이 보이는 웨딩홀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가격도 오픈 프로모션을 해서 저렴한 편이었고 현악 3중주 등 서비스도 많이 넣어준다고 했다.

또한 식이 1, 2부로 나눠져서 2부에 하객들과 이벤트도 하며 파티 같은 분위기도 낼 수 있고 대관 시간도 3시간으로 넉넉해서 여유 있게 식을 할 수 있다고 하였다.  

위치는 수서역에서 조금 멀지만 셔틀버스가 있어서 괜찮다고 하였다.

무엇보다 나를 혹하게 했던 말은,


"선착순 10명 안으로 계약하면 제주도 웨딩 스냅권과 제주도 호텔 숙박권을 드려요."


이라는 말이었다.

제주도 웨딩 스냅은 결혼 준비를 하게 되면 한 번쯤은 고민을 하게 되는데 스냅사진을 무료로 찍는다니 정말 좋은 기회인 것 같았다.

그래도 거액의 비용이 드는 웨딩홀 계약을 단번에 할 수는 없기 때문에 결정을 보류하고 다른 웨딩홀도 알아보고 결정하기로 하였다.

다음으로 투어를 간 곳은 청담 더 클래스 하우스 웨딩홀이었다. 청담이라는 위치가 좋았지만 주차공간이 협소한 편이었다.

그리고 웨딩홀을 봤는데 역시 홀이 작았고 하객수는 200명 정도는 추천하는데 그 이상은 별로 추천하지 않는 다고 하였다.

식대도 비싼 편이었고 무엇보다 우리랑 같이 상담했던 사장님이 별로 친절하지 않았다.

웨딩홀을 투어 할 때는 상담을 해주는 사람이 얼마나 친절한 지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그래서 청담 더클래스는 선택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고민을 하다가 결국 그레이스 켈리 수서점(현재는 빌라드 지디 수서점)을 계약하기로 하였다.

계약을 할 때 선착순 10명에 들어서 제주도 스냅권도 무료로 받을 수 있었다.

그때는 나름 신중히 고민하고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웨딩홀 예약은 아마 결혼 준비를 하면서 신혼집 다음으로 가장 돈이 많이 드는 과정일 것이다.

 

 또한 웨딩홀의 분위기와 식 진행에 따라 결혼식의 분위기가 확 바뀌기 때문에, 그만큼 웨딩홀 예약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된다.

그러나 우리 커플은 제주도 웨딩 스냅권에 넘어가서 그런지 조감도만 보고 웨딩홀을 계약하는 큰 실수를 범하게 된다.

조감도만 보고 계약한 우리는 9월에 빌라드 지디 수서점 오프닝 파티를 가고 크게 후회를 하게 된다. (오프닝 파티 에피소드는 나중에 자세히 쓰도록 하겠다.)

조감도만 보면 직접 가보는 것이 아니니깐 아무래도 예식장의 크기나 공간 사용, 로비 공간 등에 대해서는 놓치게 되는데 예식장에서 계약할 때는 장점만 부각해서 설명을 해주니깐 단점은 생각을 안 하게 된다.

그래서 실제로 완공이 되면 생각지 못했던 웨딩홀의 단점들이 부각될 수 있다.

그리고 웨딩홀 완공이 지연되는 등의 리스크도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조감도만 보고 선예약하는 것은 너무 큰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었다.

그때는 무슨 생각이었는지 그래도 웨딩홀 계약을 끝냈다는 생각에 더 이상 다른 웨딩홀도 알아보지 않았다.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다른 웨딩홀 투어도 더 해보고 하나 정도는 추가로 보험으로 계약을 해두었을 것 같다.

따라서 다른 예비 신랑 신부들에게는 혹시 조감도만 보고 계약을 하게 될 경우 다른 웨딩홀도 계약을 걸어두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대부분 계약금은 3개월 이전에 취소할 경우 전액 돌려받을 수 있다.)

혹시 완공 후에 예식장을 바꾸고 싶을 경우 결혼식 날짜가 너무 촉박하게 되면 다른 식장은 다 차서 예약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청첩장은 꼭 식장 오프닝 후 식장을 둘러보고 이 식장에서 본식을 진행하기로 마음의 결정을 하고 찍길 바란다.

웨딩홀을 계약을 하고 본식 날짜는 10월 말로 하기로 하였다.

웨딩홀 오픈이 9월 말인데 9월 말에 하면 식장이 오픈한 지 얼마 안돼서 어수선할 것 같기도 해서 한 달 정도 후로 날짜를 잡았다.

일단 웨딩홀을 계약하고 나니 본식날이 정해지고 본식날까지 디데이가 생기게 되었다.

계약 날부터 본식날까지 10개월 남짓 남았는데 이제 웨딩홀이라는 큰 틀은 잡은 셈이다.



웨딩홀 계약, 막상 해보고 나니


1. 호텔/교회 또는 성당/ 야외 결혼식/ 컨벤션형/ 하우스 웨딩홀 등 다양한 웨딩홀 중에 자신이 하고 싶었던 결혼식 콘셉트를 먼저 정하고 웨딩홀을 알아보면 더욱 마음에 드는 웨딩홀을 고를 수 있어요.


2. 웨딩홀 투어는 마음에 드는 곳이 있어도 더 좋은 곳이 있을 수 있고 비용이 많이 드는 과정이므로 최대한 여러 곳을 둘러보고 신중하게 계약을 하는 것이 좋아요.


3. 조감도만 보고 계약하면 완공 후에 생각과 다를 수 있으니 큰 위험이 동반돼요. 신중히 생각하고 다른 곳도 보험으로 함께 계약하는 것을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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