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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토피아 Jan 27. 2020

제주도 웨딩 스냅(2) : 바람의 스냅

제주도 웨딩 스냅은 바람이 매우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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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부은 얼굴을 간신히 진정시키고 드레스 샵으로 향했다.

드레스샵에서 메이크업도 같이 해주는 올인원 시스템이었다.


메이크업을 받아보는 것도 처음이었는데, 메이크업받을 때 머리 한 것이 손상되지 않도록 지퍼나 단추가 달린 윗옷을 입어야 된다는 것을 몰랐었다.


메이크업받기 전에 보내준 주의사항에 있었는데 주의 깊게 읽지 않았던 점이 문제였다.

역시 무엇이든지 주의사항은 주의 깊게 읽어봐야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속옷 위에 패딩을 입고 메이크업을 받는 웃지 못할 광경을 보이게 되었다.

다행히 그 날 촬영이 우리 커플밖에 없어서 메이크업을 받는 신부가 나만 있었던 것이 다행이었다.

메이크업을 받을 때 내 얼굴이 붓고 발적 되어 있다고 알려드리니 기초부터 꼼꼼하게 메이크업을 해주셔서 감사했다.

촬영 시간이 빡빡해서 점심을 따로 먹을 시간이 없기 때문에 내가 메이크업을 받는 동안 오빠는 촬영 중에 먹을만할 간식과 김밥을 사 왔다.

메이크업 시간이 3시간이 걸린다고 해서 처음에는


'메이크업을 세 시간이나 하다니 너무 오래 걸리는 거 아닌가?'


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시간이 금방 갔었고 드레스까지 입는데 시간이 촉박할 정도였다.

이 곳 샵은 메이크업을 해주는 이모님이 헬퍼 이모님까지 같이 해주셨는데 이모님, 나, 오빠가 렌터카를 타고 촬영 장소로 이동하고 작가님은 작가님 차로 촬영 장소로 따로 이동을 하셨다.

촬영 장소는 작가님이랑 상의해서 미리 정할 수 있는데 숲-초원-벚꽃-바다-야경 순으로 정했다.

야경은 선택 옵션이라서 20만 원의 추가 요금이 들었다.

추가 비용이 생각보다 비쌌지만 작가님이 야경이 유명하다고 해서 추가를 하게 되었다.

메이크업을 받다 보니 다행히 컨디션이 많이 좋아져서 첫 촬영 장소인 숲에 도착해서는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다.

얼굴 부기와 발적도 메이크업으로 거의 다 가려진 상태였다.

숲은 제주도의 '사려니 숲'에서 촬영을 하게 되었는데 숲에서도 바람이 많이 불었다.

어제도 바람이 많이 불어서 걱정했었지만 오늘도 역시 바람이 많이 불었다.

머리를 할 때 신경 써서 머리를 고정을 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바람이 많이 불었지만 다행히 머리가 단단히 고정돼서 전 날처럼 머리가 너무 날려서 사진이 이상하게 나오지 않았다.

처음에 신부 독사진부터 찍었다.


"신부님, 웃어보세요."


라고 작가님이 말씀하였다.

처음에는 어색해서 자연스러운 웃음과 포즈가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아름다운 숲 속에서 촬영을 하니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긴장을 다소 풀 수 있었다.

 

숲에서 한 시간 정도 사진을 찍고 다음 장소인 초원으로 이동하였다.

초원은 제주도의 목장에서 진행되었는데, 캐주얼 복장으로 갈아 입고 진행하였다.

옷을 갈아입을 때는 따로 탈의실이 없어서 텐트 같은 곳에서 갈아입었는데 처음에는


'이런 곳에서 옷을 갈아입으면 밖에서 보이고 바람에 날아갈 수도 있지 않을까?'


라고 걱정을 많이 했지만 다행히 바람에 날아가지 않게 밖에서 오빠랑 작가님이 잡아주고 안에서는 헬퍼 이모님이 도와주셔서 무사히 옷을 갈아입을 수 있었다.

초원에서는 캐주얼 커플룩을 입어서 미리 준비해 둔 소품을 가지고 여러 포즈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캐주얼 커플룩은 전 날 입었던 오누이 룩(?)이었는데, 다행히 전문 작가님이 촬영을 해주시니 오누이보다는 좀 더 달달한 커플처럼 사진이 나왔다.

그리고 작가님이 우리를 웃기려고 많이 노력해주셔서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넓고 푸른 초원 아래서 꽁냥 거리면서 사진을 찍으니 어느새 한 시간이 금방 지나가 버렸다.

 

직접 제작한 가랜드를 찍고 초원에서 찍은 웨딩 스냅

다음으로는 벚꽃이 피는 곳으로 이동을 하였다.

우리는 제주도는 남쪽이니깐 막연하게


'벚꽃이 서울보다 빨리 지겠지?'


라는 생각으로 서울 개화 날 보다 빠르게 제주도에서의 웨딩 스냅 일정을 잡았다.

그런데 작가님이


"제주도 벚꽃은 산에서 피는 벚꽃이 예쁜데 산 벚꽃은 늦게 펴서 아직 만개하지 않았어요. 길에서 찍어야 되는데 그게 좀 아쉽네요."


라고 하셨다.

제주도에서도 산인지 해안가인지에 따라 벚꽃 피는 시기가 다양했던 것이었다.

아쉽지만 그래도 벚꽃이 만개한 곳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촬영을 하게 되었다.

벚꽃 촬영을 할 때는 미니 드레스를 입고 바람도 계속 불어서 굉장히 추웠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벚꽃 나무 아래에서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잘 나와서 인생 사진을 하나 건질 수 있었다.

벚꽃나무 아래서 인생 사진


다음으로 바다로 장소를 이동하였다.

메이크업은 9시부터 3시간이 소요되었고, 한 시간 정도 촬영 장소로 이동해서 오후 1시부터 촬영을 시작하였는데 사진 촬영 시간과 이동시간이 소요되니 어느새 오후 5시가 되어 해가 지기 시작하였다.   

해가 지기 시작하고 바닷바람도 많이 불고 점점 체력도 바닥나기 시작해서 사진을 찍을 때 점점 표정이 안 좋아졌었다.

그래도 작가님이 워낙 열심히 찍어주시고 헬퍼 이모님도 추운 날씨에 옆에서 메이크업 고쳐주시고 드레스 입혀주시느라 많이 고생하셔서 더욱 힘을 내서 촬영을 했던 것 같다.

 

그렇게 찍은 바다사진은 정말 제주도 웨딩 스냅의 느낌이 물씬 나는 사진이었다.

역시 제주도 하면 바다 아닐까.


넓고 파란 바다를 배경은 하얀 드레스를 입은 신부와 멋진 예복을 입은 신랑을 더욱 돋보이게 해 주었다.

그래서 바다를 배경으로 한 사진은 모바일 청첩장이나 영상에 요긴하게 잘 썼던 것 같다.

제주도 바다에서 찍었던 웨딩 스냅

바다에서 사진까지 마치고 야간 사진 촬영을 시작하였다.

야간 사진은 바닷가에서 찍는데 작가님이 바닷가 앞에 돗자리를 깔고 난 뒤 우리에게 앉으라고 하였다.

우리가 돗자리 위에 앉고 나서, 베일을 우리 커플 위로 덮고 난 후 조명을 설치하셨다.

조명을 설치하고 사진을 찍기 시작하시는데 자꾸 물이 밀려 들어오기 시작하는 것이다.


"작가님, 작가님 발 밑으로 물이 들어와요."


라고 얘기하였으나, 열정 넘치는 작가님은


"에이, 저는 조금 젖어도 괜찮아요."


라고 하면서 조금도 개의치 않아하면서 사진을 계속 찍으셨다.

그러나 나는


'이거 파도가 갑자기 쳐서 베일에 둘이 둘둘 쌓인 상태로 그물에 잡힌 물고기처럼 바닷물에 빠지면 어떡하지, 조명 때문에 감전되면  어떡하지.'


등등 온갖 걱정이 들었다.

그래도 다행히 사진 촬영은 무사히 끝났고 예쁘고 반짝반짝 빛나는 야경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고생하였어도 예쁘게 나왔던 제주도 웨딩 야경 스냅

야경사진 촬영까지 찍으니 어느새 오후 10시가 되어 있었다.

아침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강행군이었던 제주도 웨딩 스냅 촬영이었다.

촬영을 하면서 강행군이었지만 끝까지 열심히 좋은 사진 찍어주시려고 노력하셨던 작가님에게 큰 감동을 받았던 것 같다.

단순히 일로 사진을 찍어주시는 것이 아니라 정말 멋진 사진을 찍어시려고 많이 노력하는 것이 전해 졌었다.

헬퍼 이모님도 추운 날씨에 꼼꼼하게 계속 머리와 메이크업, 옷매무새를 다듬어 주셔서 너무 감사하였다.

오빠는 작가님에게


"신랑분이 참 표정이 자연스럽고 좋으세요."


라는 칭찬에 웨딩 스냅 내내 으쓱해하였는데, 그만큼 사진도 열심히 찍고 내가 지치지 않게 많이 도와줘서 고마웠다.


제주도에서의 첫 웨딩촬영은 처음 찍는 웨딩 사진이라 전날 밤 배탈도 나고 얼굴도 부어서 컨디션도 안 좋았고, 옷도 제대로 못 챙겨 와서 패딩을 입고 메이크업을 받는 등의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던 촬영이었다.

그러나 아름다운 제주도의 풍경과 프로페셔널하게 열심히 사진을 찍어주신 작가님, 헬퍼 이모님 덕분에 예쁘고 즐겁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그리고 부은 얼굴은 나중에 보정을 하니 티가 나지 않았다.

정말 다행이었다.

나중에 스튜디오 사진 촬영도 하였지만, 야외 촬영의 아름다운 자연의 배경을 따라잡지 못하는 것 같다.


제주도 웨딩 스냅, 비록 힘들었지만 사진이 너무 예쁘게 나와서 다른 예비 신랑 신부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촬영이다.



 제주도 웨딩 스냅, 막상 촬영하고 나니


1. 웨딩 촬영 전 메이크업을 할 때는 지퍼나 단추가 달린 상의를 입어야 머리 꾸민 것 손상 없이 옷을 갈아입을 수 있어요.


2. 제주도 웨딩 스냅은 10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니 지치지 않게 간식과 먹을거리를 준비하고 체력 분배를 잘하고 각오(?)를 해야 돼요.


3. 제주도 웨딩 스냅은 힘들지만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예쁜 웨딩 사진을 많이 건질 수 있는 촬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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