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토피아 Apr 30. 2020

웨딩홀 식순 미팅과 플라워 미팅

-결혼식 커스터마이즈 하기

 혼란스러웠던 웨딩홀 오프닝 파티가 끝나고 우리 커플은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지 많은 고민을 했었다.

 

우리 커플에게 빌라드 지디 수서점의 가장 큰 문제점은 협소한 공간이었다.


 둘 다 장남, 장녀에 친척들도 많고 부모님도 발이 넓으셔서 하객이 예상보다 많이 올 것 같았다.

일단 예상 하객은 500명이었는데,  르씨엘 홀 연회장의 280석이 부족할 것이 분명해 보였다.

그리고 로비가 없어서 축의금을 받는 곳도 복잡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몇 번 웨딩홀과 통화를 했었지만 웨딩홀 측에서는


"아직 첫 예식도 시작되지 않은 상황이라서 걱정이 많은 신 것 같아요. 저희가 예식 진행해가면서 부족한 점은 차차 보완해나갈게요."


라는 애매한 답변을 받았다.

전화로는 해결되기 어려울 것 같았다.

그래서 오빠와 나는 상담 예약을 잡고 다시 웨딩홀을 찾아가기로 하였다.

우리가 찾아가는 날은 마침 웨딩홀이 완공되고 예식을 진행하는 첫 주였다.

그래서 실제 웨딩 진행도 보고 상담도 하려고 웨딩홀을 방문하기로 하였다.

다시 직접 본 르씨엘 홀은 역시 예뻤다.

날씨가 좋은 날이어서 파아란 하늘이 유리 천장 밖으로 비치고 있었다.

자연광을 받은 꽃들도 버진로드 옆에서 더욱 생생한 색을 보이고 있는 듯하였다.


"오빠, 홀은 정말 예쁘다. 예식을 위해 꽃장식도 다 되어있으니, 마치 야외 정원에 있는 것 같아."


"그러게. 홀은 정말 예쁜데 말이야..."


그 날 우리가 본 예식 진행은 크게 별 탈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나중에 상담을 받을 때 하객수를 물어보니 250명 정도라고 하였다.


'역시 이 홀은 250명 정도가 적당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식을 보고 나서 본격적으로 웨딩홀 실장님과 상담을 진행하였다.

우리와 상담을 진행했던 실장님은 그동안 웨딩카페에서도 계속 문제제기가 들어오고 컴플레인이 여기저기서 많이 들어와서 그런지 다소 지쳐 보이는 모습이었다.

그래도 우리의 고민이 무엇인지 공감해주고 문제를 해결해주려고 많이 노력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우리도 마음이 많이 누그러진 것 같았다.

웨딩홀 측에서는 3층에도 식사를 할 수 있게 마련하기로 했다고 하였다.

그래서 3층의 120석을 쓰기로 예약을 했다.

4층 연회장 280석, 3층 120석이면 400석이어서 자리는 충분할 것 같았다.

그리고 축의금 받는 테이블은 4층 연회장 앞쪽 엘리베이터 사이 공간에 놓로 하였다.

테이블 뒤에는 파티션을 설치해서 식사 공간과 분리돼 보이게 하기로 했다.

하객들은 4층으로 먼저 올 수 있게 엘리베이터 버튼을 조정하기로 하였다.

4층으로 오셔서 축의금을 내고 식권을 받고 5층은 계단으로 올라가게 하는 시스템이었다.

그리고 5층은 노약자분들처럼 계단을 올라가기 어려운 분들만 직접 올라갈 수 있게 하였다.


이날 상담으로 하객들의 연회장 자릿수는 어느 정도 해결이 되었다.

그러나 로비가 없는 점이 여전히 걱정거리였다.

일단 추가적으로 해결해야 될 상황은 다음에 있을 플라워 미팅과 식순 미팅 때 논의해 보기로 하였다.


상담 다음 주에 바로 플라워 미팅과 식순 미팅을 하게 되었다.

플라워 미팅은 웨딩홀의 조경 담당자와 함께 어떤 색감과 모양의  꽃들 위주로 배치를 할지, 추가 옵션은 어떤 것을 고를지 논의하는 자리였다.

식순 미팅은 하우스 웨딩의 특성상 식순을 신랑 신부가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게 담당자와 상의를 해서 식 진행 순서를 결정하는 회의이다.

사실 나는 플라워 미팅, 식순 미팅은 어느 웨딩홀이나 진행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다른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일반적으로 다른 웨딩홀들은 꽃 세팅, 식순이 정해져 있어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홀에서 정해진대로 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하우스 웨딩은 신랑 신부가 직접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다고 하던데, 이렇게 맞춤 예식으로 진행할 수 있는 것은 좋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플라워 미팅에서는 담당자가 여러 예시 사진을 보여주고 원하는 스타일을 알려달라고 하였다.

나는 꽃은 잘 몰라서 담당자 추천대로 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생각보다 내 꽃 취향(?)이 확고하였다

우리 예식은 10월이었는데 가을이라고 억새 같은 가을 풀을 놓는 것은 너무 빈티지 해 보이는 느낌이라 마음에 안 들었다.

그리고 흰색 꽃은 흰색 웨딩드레스와 색이 겹쳐서 피하고 싶었다.

이상하게도 백합 같은 길쭉한 꽃보다는 몽글몽글한 꽃들이 더 귀엽고 마음이 갔다.

그래서 사랑스러워 보이는 복숭아색 계열의 몽글몽글 둥근 꽃 느낌으로 버진로드를 꾸미기로 결정하였다.

신부대기실은 보라색 계열로 정했다.

그 외에 주례석 뒤쪽에 둥근 아치를 꽃으로 꾸밀 수 있는데 100만 원이 추가된다고 하였다.

아치를 꾸미는 것이 확실히 예뻐 보이지만 100만 원은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 들어 포기하기로 하였다.

그렇게 플라워 미팅을 마치고 식순 미팅을 바로 시작하였다.

로비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걱정하고 있었는데 실장님이 우리에게 좋은 소식을 들려주었다.


"신부님, 예식날 동시간 대에 1층 홀 예식이 취소되었어요."


"네에? 혹시 그 사이에 다시 웨딩홀 예약이 들어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라는 나의 물음에,


"보통 식 3주 전에 예약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두 분 운이 좋으시네요."


라고 대답하였다.

웨딩홀 쪽에서는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지만 덕분에 우리는 1층 로비를 본식 때 쓸 수 있었다.

그리고 1부 본식은 5층 르씨에홀, 2부는 1층 라포레 홀에서 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전관 대관이라는 행운을 얻어서 로비도 쓰고 하객들도 충분히 분산시킬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그래서 1부 때 축가와 축사까지 마치고 2부에 라포레 홀이 있는 1층으로 내려가서 이벤트를 하기로 하였다.

우리는 치즈 박스라는 포토 부스를 마련해서 포토북을 만들고, 만들어진 포토북을 2부에서 무작위로 펼쳐 3명을 선정해서 상품권을 주는 이벤트를 하기로 하였다.

그래서 동선과 시간을 정하는 큐시트를 대략적으로 만들고 식순 미팅을 끝냈다.


 "우리 로비도 쓸 수 있게 돼서 정말 다행이다. 많이 걱정했는데. 예식장에서 신경을 많이 써주어서 고맙네."


라고 오빠가 말하였다.

우리 둘 다 그동안 많이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둘 다 웨딩홀로 마음고생이 심했었다.

양가 부모님께서도 소식을 전해드리니 좋아하셨다.

그동안 고민이 해결되어 그날 밤은 오랜만에 악몽 없이 푹 잔 것 같다.



웨딩홀 식순 미팅, 플라워 미팅 막상 해보고 나니


1. 플라워 미팅은 꽃의 색감이나 자신의 취향에 대해 미리 알아보고 가는 것이 좋아요. 저도 미팅 전에 미리 알아볼 생각을 하지 않았었는데 다른 웨딩 홀 꽃 사진도 찾아보고 준비를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2. 식순 미팅은 1부 때 축가와 , 2부 때 이벤트 내용 등을 정하는 자리예요. 미팅 날은 대략적인 것을 정하고 세부적인 내용은 계속 담당자와 연락하면서 바뀔 수 있어요. 미팅 때 모든 것을 다 정해야 된다고 부담을 가지지 않아도 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브라이덜 샤워 파티를 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