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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혜 Sep 30. 2023

한약, 부작용 알아야 할까?

한약과 부작용(1), 서론

 19세 이상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진행된 2022년 한방의료이용실태조사가 발표됐습니다. ‘향후 한방의료 분야에서 개선해야 할 점’이라는 질문에 대해 18.9%의 국민이 ‘한약재의 안전성 확보’를 꼽았습니다. 이는 ‘보험급여 적용 확대’ 뒤를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입니다. 2020년 조사에서도 22.3%를 기록했으며 마찬가지로 두 번째로 높은 수치였습니다. 

 한방의료 이용 경험이 없는 국민을 대상으로 원인을 조사한 결과 ‘한약에 대한 안전이 걱정되어서’가 3.5%를 기록하였습니다. 이는 건강상 필요를 느끼지 못해서, 다른 의료서비스를 이용하여서, 한방치료가 부담스러울 것 같아서, 한방의료에 대해 잘 몰라서의 뒤를 이어 다섯 번째로 높은 수치입니다. 

 최근 들어 한약의 효능을 과학적으로 밝혀내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먼 과거로부터 전해져 사용하던 수많은 한약의 효능을 증명하기에는 갈 길이 멉니다. 한약을 복용하면 간을 해친다는 이야기까지 나돌면서 한약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하락했습니다.

 한약은 단일 물질로 이루어진 양약과 달리, 여러 천연물질로 복합적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따라서 한약은 병을 치료하는 데 필요한 물질을 양약에 비해 비교적 적은 양 섭취할 수 있어 심리적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인이 어느 날 정체불명의 흰색 알약을 들고 와서 몸에 좋다며 먹어보라고 한들 입에 넣을 수 있을까요? 반면 지인이 처음 보는 나무 조각을 들고 와서 달여 먹으면 몸에 좋다더라 하며 권했다고 생각해 봅시다. 흰색 알약이나 나무 조각이나 정체를 알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후자의 상황에서 더 적은 거부감을 느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한약의 특성은 불필요한 물질까지 섭취하게 되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단점도 존재합니다.

 심리적 거부감이 적은 탓에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한약재를 복용하기 쉽습니다. 가령 ‘감초’를 예시로 들어보겠습니다. 감초는 ‘약방에 감초’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많이 쓰이고 또 그만큼 우리에게 친숙한 한약재입니다. 이러한 감초가 조산 위험도를 높여 임신 중에는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실제로 미국에서 한 남성이 감초 젤리를 과다 복용하여 심실이 무질서하게 수축하는 ‘심실세동’ 증상을 보이다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감초는 과다 복용하면 저칼륨혈증을 일으켜 고혈압과 부정맥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부작용이 있는 한약재라고 무조건 먹지 말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복용량을 조절하여 섭취하거나 다른 약재와 배합하여 복용하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두 종류의 약물이 서로 견제 작용을 하여 상대방의 약력을 감소시키는 배합을 상오(相惡)라고 하며, 대표적으로 방풍과 건강이 있습니다. 또한, 두 종류의 약물을 배합하여 한 약물이 다른 약물의 독성을 없애버리는 배합도 있는데 이를 상쇄(相殺)라 합니다. 대표적으로 방풍과 부자가 있습니다. 

 따라서 한약을 복용할 때는 반드시 전문가(한의사, 한약사 등)에게 본인의 신체 상태(임신 가능성, 당뇨 여부 등)를 알리고 올바른 복약 지도를 받아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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