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너를 절대 이해할 수 없을 거라고 무시해 줘

아이의 성장이 완성되는 순간을 안다

by 한여름

아파트에서 나오자마자 둘은 자연스럽게 손을 잡았다.

웬일일까?

종민이는 매번 앞서가고 나와 소민이가 손을 잡고 따라가던 것이 일상이었는데.

중간에 종민이 친구를 만나서 셋이 그렇게 걸어간다.

친구를 만나면 쑥스러워 동생의 손을 놓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종민이는 손을 고쳐 잡는다.

그렇게 세 명의 초등학생이 뒤따라오는 어른의 존재를 잊은 것처럼 자기들만의 세계로 빠진다.

살짝 거리를 떨어뜨려 천천히 걸어가는데 요즘 종민이와 소민이가 빠져있는 게임 얘기가 한창이다.

하루에 고작 삼십 분 남짓 할 수 있는 게임이 얼마나 재미있겠어.

종민이 친구는 이미 너무 많이 해봤다는 듯 지루하게 대답한다.

너는 몇 계단까지 갔어?

정말?

내 것도 해줄 수 있어?

종민이는 친구의 실력에 놀란 듯 눈이 똥그래진다.

친구들 중 너만큼 빨리 잠자리에 드는 친구도 없겠지만 너처럼 핸드폰을 하지 않는 친구도 드물 거야.

넌 그게 점점 불만스러워지겠지.

셋이 걷기에는 좁은 길이 계속해서 나오는데도 둘이 맞잡은 손은 그대로였다.

그렇게 학교 정문 앞까지 따로 또 같이 걸었다.

내가 뒤에 있다는 걸 기억하고 있을까?

둘은 인사도 없이 하던 이야기를 계속하며 학교로 쏙 들어가 버렸다.

그 모습에 섭섭하기는커녕 웃음이 난다.

그렇게 나랑 상관없이, 아니 엄마는 너를 절대 이해할 수 없을 거라는 듯이 무시해 줘.

잘 자라고 있는 거니까.


사실 나도 아직 그렇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