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Drawing orange

손으로 걷는 여행

첫 스케치여행 in 속초

by hanyo

걷다 보면 눈길을 끄는 것들이 있다.


잠시 시선이 머물다 지나칠 때도 있지만, 대게 습관적으로 사진을 찍어둔다. 언제 필요해질지, 그리고 싶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치만 스케치 여행에 나중이란 건 없다. 그 자리에 서서 그린다. 걸어가면서 그린다. 냅다 그린다....



바다에서

img20220406_21301475_200.jpg
img20220406_21310484_200.jpg
img20220406_21321096_200.jpg
img20220406_21341609_200.jpg

비성수기 특유의 동네 사람들의 앞바다. 도착해서 한눈에 사로잡는 건 탁 트인 바다지만, 아직 굳어있는 소심한 마음에 그 앞의 작은 사람들을 그리게 된다.


img20220406_21351947_200.jpg
img20220406_21363907_200.jpg

바람,파도,바다 그리고 코스튬을 한 소녀





호프집에서

img20220406_21110832_200.jpg
img20220406_21244503_200.jpg
img20220406_21263118_200.jpg

전에 속초에 왔을 때는 갯배라는 게 관광상품으로만 기능하고 있는 과거의 유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속초 해수욕장에서 나와 걷다 보니 갯배가 중앙시장으로 넘어갈 수 있는 무척 유용한 통로였다. 셀카를 찍거나 체험을 즐기는 관광객들 사이로 갯배에 올라탄 주민들이 심드렁하게 배를 끈다.




저녁먹은 식탁 위에서

img20220406_21150116.jpg
img20220406_21165702.jpg

닭강정과 호떡을 사와서 저녁식사를 마치기 무섭게 식탁 위에 스케치북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우리는 수다도 없어. 그냥 그려. 언니 우리 전지 훈련 온 거 같아. 거긴 어디니? 아까 다리 위.





호수에서

img20220406_21381064_200.jpg
img20220406_21395605_200.jpg

영랑호가 내려다보이는 숙소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체크아웃을 한 뒤 호수를 걸었다. 아무 때나 아무렇게나 멈춰서서 드로잉북을 펼쳤다.

img20220406_21385781_200.jpg
img20220406_21421271_200.jpg
img20220406_21433786_200.jpg

어제의 경험으로 걸으면서 그리기에 제일 편한건 펜. 다만 조금 두꺼운것도 챙길 걸 그랬다.


img20220406_21442895_200.jpg
img20220406_21452425_200.jpg


img20220406_21411395_200.jpg



카페에서

img20220406_21522866.jpg
img20220406_21495105.jpg

감자옹심이, 감자전에 막걸리까지 여행지다운 점심을 먹고 나니 호수훈련 아니고 호수스케치의 피로가 풀린다. 마침 근처에 제철소를 리뉴얼했다는 유명한 카페가 있어서 뜻밖에 힙플 방문까지 성사되었다. 창가 자리 대신 가운데에 있는 널찍한 테이블에 앉았더니, 바다 뷰 앞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풍경이 된다. 순식간에 왔다 사라진 대가족, 커플과 강아지, 시니컬한 세 모녀...


img20220406_21462256.jpg
img20220406_21471558.jpg
img20220406_21482294.jpg

이제 가자. 냅다 택시를 부른다. 너무 늦게 도착해도 피곤하다? 우리 이제 컨디션 아껴줘야 해. 15분 후에 동서울행 버스다.





버스안에서

img20220406_21541921_200.jpg
img20220406_21560481_200.jpg
img20220406_21570295_200.jpg

이제야 손이 좀 풀린 거 같지 않아? 이때 바다를 갔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img20220406_21575353_200.jpg
img20220411_23393401_200.jpg

잠든 동행의 손에 채 지워지지 않은 잉크 자국이 남아있다.






집에서


일박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스케치 여행이라는 낯선 활동과 동행자와 호흡을 맞추는 것만으로도 꽤 에너지를 쓴다. 내가 현장에서 직접 보고 그린다고 해서 바로 그 속에 깊게 들어가기란 어렵다. 그러다 보니 이렇게 기계적으로 그리는 게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도 든다. 짧은 순간에도 오가는 선택과 당황들. 그치만 더 생각할 틈도 없이 그리다 보면 손도 걷듯이 움직여지는 순간들이 찾아온다. 가래떡 뽑듯이 쭉쭉.... 다음 스케치 여행을 떠나면 한껏, 거침없이 망쳐보고 싶어.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그림 연습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