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anyo Jan 27. 2023

친구의 전시

day7

22.9.29

일곱 


을지로의 허름한 계단 끝에 달린 카페였다. 가까운 사람의 작업은 때론 그 사람 대하듯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한 바퀴 둘러 보고 앉았는데 아무것도 보지 않은 것 같았다. 한바탕 시끄럽던 네댓 명이 자리를 뜨자 어둡고 조잡스러운 공간에 낮이 들었다. 라테에 꼬마곰 젤리를 하나씩 집어삼키며 왼쪽 벽면의 액자를 보았다. 나는 정말 궁금해한 적이 있었나? 저 그림을 따라 그릴 때 별안간 질문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친구의 전시. 친구는 어떻게 이런 얼굴을 그렸을까? 이 이미지와 이야기는 뭘까? 계속 계속 만드는 힘은 뭘까? 무엇으로 인해, 무엇을 향해? 


익숙하고 낯선 누군가의 세계 앞에서 그저 묻는다. 

(때로는 드로잉이 나보다 더 용기있고 씩씩하다.) 



2022 함조이 개인전 <우르다르 호수에서> @알렉스룸

매거진의 이전글 두 사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