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와 율

여름 일기

by 한 율


시간과 함께 쌓여가면

결국에는 비울 수 없는 것

무성한 녹음 사이에는

빽빽하게 띠를 두른 잡초


솟구쳐 오르는 듯한

초록색 열기 속에서

한 뼘 그늘을 찾아

서성이는 발걸음


하늘은 예고 없이 닫히고

머리 위엔 층을 이룬 먹구름

햇살 대신 쏟아지는 굵은 빗줄기

쏘아붙이듯 사방으로 튀기는 빗방울


빗 속에서 뚝뚝 끊어지는

그 여름날의 풍경

두터운 소음을 먹고선

쏴아아 퍼붓는 소낙비


빗 속에 벤 진한 풀내음

귓전을 스쳐 지나가는

풀 밟히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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