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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 견문록 (중): 신주쿠 교엔의 겨울

일본 도쿄 여행기

by 한 율


계절이 흘러 다시 방문한 도쿄 신주쿠 교엔


이번 일본 도쿄 여행에서 다시 방문한 장소. 다시 찾게 될 정도로 깊은 인상을 지닌 도쿄 여행지, 신주쿠 교엔. 신주쿠 교엔 입장료로 500엔을 내고 티켓을 산 뒤 공원 안으로 들어갔다.


같은 장소이지만 다른 계절이기에 교엔이 풍기는 이미지는 작년과 비슷하면서도 다르게 느껴졌다. 잔잔한 호숫가에 비친 단풍. 겨울에 보는 단풍은 색다른 기분을 주었다.



잔잔하게 일렁이는 평화 속에서 포착한 순간들


'평화로움' 신주쿠 교엔을 설명하는 이미지와 잘 부합하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공원 안의 모든 사물이 평소보다 느리게 흘러가는 듯 보였다. 느릿느릿 잔잔하게 흘러가는 풍경 속에서 포착한 풍경들.


정박한 나룻배에 걸린 무지개는 신비롭게 보였고 호숫가의 오리는 역동적으로 보였다. 느리게 흐르는 풍경 속에서 여러 사물은 각자만의 일렁임을 지니고 있었다. 그런 풍경들을 바라보고 작은 미소를 지니며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들.



신주쿠 교엔의 찬란한 단풍 속으로


겨울이지만 단풍으로 물든 신주쿠 교엔. 수백 년의 세월이 빚어낸 고목들이 노란 단풍으로 물들었다. 나무 사이를 걷던 사람들은 발걸음을 멈췄다. 단풍 사이에서 사진을 찍거나 주위를 둘러보는 사람들. 고개를 들어 단풍이 수놓은 하늘을 한동안 바라보았다.


잔잔한 바람이 일자, 일순간 단풍잎이 빙글빙글 돌며 땅으로 떨어졌다. 햇빛을 받아 금빛으로 빛나는 은행나무잎.'분분한 낙화'라는 말이 떠오르는 풍경. 단풍이 떨어지는 모습이 마치 꽃잎이 떨어지는 모습과도 같았다. 금빛 풍경 속에서 시간은 느리게 흘렀고, 잔잔한 풍경은 어느새 지난 여행의 추억으로 자리 잡았다.



신주쿠 교엔 플라타너스 길을 거닐며


큼지막한 플라타너스 잎이 낙엽으로 쌓인 길을 걸었다. 사각사각 낙엽 밟는 소리가 귓전을 맴돈다. 신주쿠 교엔 플라타너스 길은 공원의 끝으로 이어졌다. 여유를 가지고 2시간 30분 정도 교엔 안을 둘러보았다.


겨울이지만 가을의 경치를 간직한 신주쿠 교엔. 시간이 멈춘 듯 잔잔하고 느리게 흘러가는 풍경. 새소리와 바람결에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소리. 평화로운 풍경 속에서 복잡한 생각들을 지우고 대신 가지고 갈 기억들을 채워 넣은 순간들.



Coreart - 오렌지 주스 빛깔 한 모금 유튜브 링크


신주쿠 교엔을 다녀오고 나서 예전에 냈던 노래가 떠올랐다. 노래의 제목은 '오렌지 누스 빛깔 한 모금'. 글을 마치며 오렌지 주스 빛깔과도 같은 추억 한 모금을 다시 음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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