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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 견문록(하) 고쿄 히가시 교엔, 신주쿠 교엔

일본 도쿄 여행기

by 한 율


도쿄 고쿄 히가시 교엔


울창한 고목 아래에서 맞이한 일상. 고쿄 히가시 교엔에 방문했다. 가시 교엔은 도쿄 황궁 옆에 위치한 공원으로 입장료는 무료이다.


벤치에 앉아 나무를 쳐다보며 두꺼운 나무줄기에 겹겹이 쌓인 세월을 가늠해 본다. 맑은 하늘 아래 새소리가 들리고 따스한 햇빛이 잎 사위로 내리쬔다.


나무 사이로 드러난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방어 기지로 지어진 건물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요새로서의 기능이 멈춘 건물. 세월의 흐름 앞에 변하는 자연물과 인공물.



고쿄 옛터에 올라서서


석재 토대만 남은 건물의 옛터. 큼지막한 형태의 돌과 안내판에 그려진 구조도로 대략적인 옛날의 모습을 가늠해 볼 수 있었다. 줄을 서서 올라간 옛터에서 바라본 조망. 나무들 사이로 히가시 교엔의 옛 건물들과 도쿄 도심의 건물들이 보인다. 과거부터 현대의 시간이 혼재된 풍경을 잠시 바라본다.




신카이 마코토 언어의 정원 배경이 된 신주쿠 교엔


신주쿠에 있는 옛 황실의 정원인 '신주쿠 교엔'. 신주쿠 교엔의 연못가에서 바라본 풍경.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언어의 정원에 나온 배경과 일치한다. 영화 속 풍경과 다른 계절. 하지만 겨울 신주쿠 교엔 안에서도 작품 속의 정취를 느끼기엔 충분했다.


신주쿠 교엔 곳곳에서 볼 수 있는 NTT 도코모 요요기 빌딩 시계탑. 잔잔한 연못가에 느리게 생동하는 자연물들. 예전에 방문했을 땐 푸릇한 나뭇잎들이 여름을 연상하게 했다면 다시 방문한 교엔은 가을 옷을 입고 있었다. 평화로운 풍경 속에서 이따금 언어의 정원 장면들이 스쳐 지나간다.



늦가을 같은 겨울 도쿄의 단풍


겨울이 왔지만 도쿄는 여전히 가을 풍경을 간직하고 있었다. 단풍이 든 플라타너스 나무들 사이로 햇빛이 스민다. 발걸음을 멈춰 비치는 햇빛을 한동안 바라보았다. 선선한 바람이 주변을 감싼다.


초록빛이 완연한 고목들도 만날 수 있었다. 신주쿠 교엔 연못가의 나무들. 이제 막 붉은빛의 단풍잎으로 색이 변한 듯한 단풍나무. 겨울이 왔지만 가을빛을 머금은 풍경들.



도쿄 건물들 너머로 저무는 해


도쿄는 오후 4시가 되자, 해가 저물었다. 옅은 노을빛이 건물의 외벽에 걸린다. 자연 속에서 보낸 일본 도쿄 여행. 잔잔한 풍경 속에서 보낸 여정들. 도쿄 하면 생각하는 신주쿠, 시부야의 북적거리는 이미지와 달리 조용하고 차분한 공간들을 거닐며 마음을 정돈하는 시간을 보냈다.


시간이 흘러 여행을 마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여행지에서 느낀 감정은 일상 속에서 다시 희미해지고 기억 또한 사진 몇 장에 흐릿하게 남기 마련이다. 일본 도쿄 여행에서 찍었던 사진들을 바탕으로 다시 기록하는 여행기. 사진에 담긴 추억들을 꺼내 회상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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