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플러스 원

by 한 율


1+1

부산송도해수욕장에서 바다를 보다가


연말에 찍은 사진들을 정리하다가 건진 사진 한 장. 부산송도해수욕장 근처 암남공원에서 바다를 보며 남긴 풍경 사진. 화창한 날씨 덕에 한눈에 들어온 바닷가 풍경. 주위를 둘러보니 바닷가 풍경을 보며 사진으로 남기는 이들이 몇몇 보였다. 작년에도 이 자리에서 바닷가 풍경을 사진으로 찍은 뒤, 글로 올린 기억이 있다. 같은 계절, 비슷한 풍경 앞에 선 다른 시간의 나. 1년의 세월이 흐른 뒤,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나 자신과 비교해 보았을 때 과연 얼마나 달라졌을까.


재잘거리듯 일렁이는 파도. 약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뒤로 안고, 눈앞에 맺힌 풍경을 바라본다. 사진 한가운데 서로 교차하는 해상케이블카. 케이블카 아래에는 바다 위에 떠 있는 몇 척의 화물선이 보인다. 산등성이 아래 펼쳐진 바닷가 마을과 자그마한 모래사장. 하나의 풍경 안에 담겨있는 여러 가지 사물의 모습들. 그중에서도 유독 케이블카 한 쌍이 눈에 띄었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향하는 케이블가 교차하는 지점에 다다르자, 각각이 아닌 한 쌍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1+1"


"원 플러스 원" 짧은 한마디를, 풍경을 보며 속삭이듯 읊조렸다. 과거의 모습은 현재와 완전히 동떨어진 별개의 것이 아닌 지금을 이루는 한 요소였다. 그러한 일부분들이 모이면 분명 또 다른 무언가를 만들어낼 것이다. 하나의 생각에서 시작되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다양한 생각과 감정들. 대개 하나의 것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다른 하나를 더 불러온다. 원래는 하나도 살 생각이 없었지만, 원 플러스 원 행사 문구를 보고 무심코 두 개를 어 드는 우리의 모습처럼 말이다.


충동구매를 한 것처럼 새해를 맞이하여 무작정 시작했던 글. 그러나 그러한 순간에 오히려 '더 써야겠다.'라고 마음을 먹었다. 어쩌면 신춘문예 낙방에 따른 보상작용으로 볼 수도 있다. 희망을 가친 채 맞이하는 한 해의 시작을 풀이 꺾인 채로 늘어져 있긴 싫었다. '인생은 기세'라는데 연초부터 얼떨떨한 마음으로 죽상을 하고 있기엔 시간이 아깝지 아니한가. 이른 아침 굽은 등을 펼치고, 한기가 서린 새벽공기를 한 움큼 들이쉰다. 차가운 바람 속에 어렸을 때 자주 느꼈던 겨울 내음이 어렴풋이 스친다. 과거와 이어진 희미한 실타래. 그렇게 잇다 보면 결국 모든 것은 하나이며, 그것 또한 다른 하나이다. 그 하나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언젠간 알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그렇게 이어지는 '원 플러스 원'. 하나의 도전과 그에 따른 결과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또 다른 무언가를 불러일으킨다. '올라서지 마세요.' 금지 표지판을 보고 난 뒤, '올라서야겠다.'라는 다짐과 함께 시작한 글. 그리고 꼬불꼬불한 도로를 타고, 올라선 암벽. 눈앞에 펼치진 풍경을 보며 들었던 생각을 다시 잇는 글. 이어 나가는 원들이 그려나가는 새로운 형상 위에서의 삶. 지나간 원 위로 새로운 원 하나를 더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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