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원색

by 한 율
사진: 한 율(Coreart)


어느 늦은 오후, 창문에 붙은 스텐실이 빛에 흩뿌려져 다시 벽에 걸린다. 발걸음을 옮기던 와중에 눈에 들어온 풍경 하나. 옛날 마이크로소프트 로고를 떠올리게 한다.


RGB & CMY


빛의 삼원색인 RGB와 색의 삼원색인 CMY. 가산 혼합 방식인 RGB는 색을 섞을수록 밝아지지만, 감산 혼합 방식인 CMY는 색을 섞을수록 어두워진다.


우리의 마음도 이와 비슷하다. 품은 원에 희망과 바람을 덧대면 밝아지지만, 품은 원에 한이 서리면 한 없이 어두워진다. 삶의 명암을 항상 딱 떨어지게 재단할 수 없기에 때론 모호한 색채를 띠기도 한다.


빛의 각도에 따라 그 빛깔이 변화하듯이 스스로 안에서 바라보는 모습과 밖에서 다른 이가 켜보는 모습 또한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한 희비가 모여서 원 위에 쌓이는 삶. 우리는 지금 어떠한 원을 품고 살아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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