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

감정이 어린 밤

by 한 율
가려진 만월, 사진: 한 율(코레아트)


눈부시게 빛나는 어둠을 똑똑히 보아라

칠흑같이 고운 어둠 속에서도

보이지 않아 두려웠겠구나

이제는 두려움을 거두고

있는 그대로 전율하여라


빛 한줄기 없이는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겁을 먹은 채 떨고 있는

가련한 존재여 울고 웃는

우리로 가둘 수밖에 없는 우리는

그대의 검은 눈 안에

맺혔던 모든 것들이

오색으로 흩어져

희미해진 뒤에

밝게 뜰 해

빛바랜 기억을 지고

검게 타들어가는

그 밤은 필시

네가 없는

백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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