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5회. 비가와
하오빛라디오 그때나로 vol1 노래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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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와
창 너머,
네 이름이 흐르고 있어
어두워진 창에
빗방울 하나가 주르르 흐르지
지붕 위에 부딪힌 다음
한 방울, 두 방울, 리듬을 타
조용히 창문을 열고
손을 내밀어봤지
떨어지는 빗물 받아
손바닥 위, 내 감정이 닿았어
근데 그 부드러움에
놀라 살며시 펴본 손
아무것도 남지 않았고
나는 고개를 떨궜어
뭔가를 쥐려 했나 봐
다시 또 손 내밀었지
근데 결국엔,
또 빈손, 아무것도 잡히질 않아
지나간 사랑은
빗방울 같아서
손에 담으려 해도
스치듯 사라져
그 이름 하나,
창가에 적고
입김처럼 흐려져도
마음은 지워지지 않아
첫눈 내리는 겨울밤
내 옷깃 위의 그 순간처럼
사라질 걸 알면서도
그 손길을 기다린 적 있었지
그리움이란 게 그래
잊으려 눈을 감아도
마치 반사처럼 튀어나와
네 얼굴, 그 말투, 그 장면
세월에 맡긴다 해도
빛바랜 사진 속
희미하게 번지는 눈동자처럼
안 보이는데도 더 선명해져
결국 나는
그 이름을 되뇌는 사람
비 오는 날마다
창가에 글씨를 새기는 사람
지우려 했지만
지워지지 않았고
받아들였기에
나는 더 다정해졌지
그 모든 감정의 흐름,
그것들이 나야
이젠 부정하지 않아
그건 사랑이었으니까
사라진 손끝의 기억도
잊히지 않는 건
그게 진짜였기 때문이야
비 오는 창가에
그대 이름을 새기고
또 지우고
다시 새겨본다
그때의 너야,
빗방울 속에서도
사랑을 쥐려 했던 너
지금의 나는,
그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어
고맙다.
참 사랑스러웠던 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