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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적 수학] 누가 주인인가? 누가 선택하는가?

지금 나의 선택은 자유 의지 인가? 알고리즘 추천인가?

by Oh haoh 오하오

수많은 정보 중에 추천된 알고리즘


편하게 추천받고 내 의지 사라지네


그 인생 진짜 주인이 AI인가 나인가?


우리가 지금 폰으로 읽고 있는 뉴스나, 유튜브로 보는 영상은 누구의 추천인가? 나의 의지라고 생각하는가?

앱을 열기만 하면 바로 뉴스나 영상이 추천된다. 우리가 직접 검색하더라도 수많은 자료 중에서 추천된 순서로 정렬된다. (누가 이 순서를 정할까?)


뉴스의 경우에는 대부분 진실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세상의 수많은 진실 중에서 어떤 진실이 더 중요한가? 그리고 그 순서를 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우리는 모든 진실을 알 수 없고 뉴스에서 선별한 진실 중에서도 추천된 기사만 볼 뿐이다.(뉴스도 진실이 아닌 때도 있다.)

hand-589488_1280.png 수많은 영상 중에서 선택된 영상만을 본다.

특히 유튜브의 경우에는 진실성에 의심해야 한다. 유튜브의 목적은 정보 전달이 아니라 클릭 수 확보이기 때문이다. 클릭 수 확보를 위해서는 자극적인 내용이 필요하다. 그래서 정보의 양극단 내용을 소개하여 아드레날린을 분비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유튜브를 더욱 조심해야 하는 이유이다. 그리고 그 정보가 진실이라고 하더라도 수많은 자료 중에서 어떤 기준으로 제일 상단에 그 자료를 소개할까? 아마도 클릭 수를 많이 유도하는 내용일 것이다.


요즘 맞춤 시대라고 한다. 너무나 많은 정보로 우리는 정보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고, 그 선택을 알고리즘에 맡긴다.


어쩌면 우리는 그 알고리즘에 조정당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 사실을 인지하지도 못한 채. 알고리즘에 안내하는 정보만을 습득할 뿐이다.


맞춤이 고급인 시대가 있었다. 음식, 옷 등 개인에게 맞춤은 그만큼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행위였고, 상류층만이 누릴 수 있었다.


지금은 정보 맞춤 시대이다. 알고리즘이 나에게 꼭 맞는 정보를 추천해 준다. 그러나 이것이 과연 좋을까? 나에게 맞는다는 것은 내가 읽고 기분이 좋아질 만한 편향된 정보만을 안내해 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고급 식당의 주방장은 영양소를 고려하여 맞춤 음식을 준비했다. 그러나 지금의 정보 맞춤은 영양소를 고려하지 않고 입맛에 맞는 음식만 준비한다. 손님의 건강보다는 클릭 수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몸에 안 좋고 맛있는 정크푸드만 추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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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 노출되면 사람은 더욱 양극단으로 갈 수밖에 없다. 자기가 좋아하는 정보만 습득하기 때문이다. 공통이 없는 이러한 사회는 소통이 단절되는 위험을 줄지도 모른다.


나는 알고리즘이 없는 다양한 시대가 한편으로는 그립다.

아마 얼마 뒤에는 부자들만이 알고리즘 없는 세상에서 사는 자유를 느끼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는 한마디로 안전한 실패가 있는 세상이라고 생각한다. 안전한 실패는 틀린 정보, 관심 없는 정보일지라도 확인해 보며 자정작용으로 큰 불편함이나 피해 없이 되돌릴 수 있는 실패를 말한다. 가끔은 맛없는 음식을 먹을 수 있지 않을까? 가끔은 조금 둘러 가는 길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유발하라리의 넥서스를 읽고 위와 같은 생각이 들었다. 기억하고 싶은 문구 몇 가지를 기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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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은 항상 옳다’와 ‘유권자가 가장 잘 안다’라는 원리는 고객, 유권자, 정치인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 그러나 불가능. 우리가 바보라서가 아니라 기술의 발전 속도가 무시무시하기 때문이다.


분노를 유발하는 내용은 참여도를 높이지만 온건한 내용은 그렇지 않다.- 분노 유발에 클릭 수가 많다는 것이다. 분노와 온건의 비율이 같은 세상이라도 분노의 정보가 빨리 많이 퍼진다. 그래서 유튜버들이 점점 더 극단적으로 변하는 경향이 있다.


알고리즘은 가장 저급한 본능을 부추겨 클릭을 부추긴다. 진실과 연민, 수면이 아니라.


소셜 미디어 기업들의 목적은 전두엽(생각)이 아니라 변연계(본능)와 연결이다.


컴퓨터의 문제는 사악함이 아니라 강력함이다.


요즘은 정보 전달이 목적이 아닌 클릭 수가 목적인 자료들이 많다.


난 양념으로 가득한 음식보다는 재료 본연의 맛을 느끼고 싶을 때가 있다. 요즘 클릭 수를 먹고사는 정보들은 양념 가득한 음식 같다. 뭘 먹어도 비슷하다.


그러나 정보 전달이 목적인 순수한 정보들이 나에게로까지 얼마나 전달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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