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류하온

3. 월요일의 나에게

by 류하온

굳게 닫힌 창문을 열었어. 비에 젖은 시멘트 바닥이 보이더라. 비가 왔었나 봐. 사실, 오랫동안 창문을 열지 않아서 관심도 없었어. 너는 어떻게 지내고 있니? 사실, 가끔씩 과거를 곱씹을 때가 있어. 누구나 실수와 실패를 후회하고는 하잖아? 우리의 첫 만남부터 우리의 이별까지.


수많은 월요일을 좁아터진 원룸에서 지냈어. 제대로 정리도 안 되어 있어서 지저분하고 더러울지도 몰라. 하지만 이 공간이 나에게는 편안함을 주고 있어. 웃기지? 십 년 전에 나는 내가 이런 좁아터진 원룸에서 지내게 될 줄 상상도 하지 못했어. 그때의 나는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는 평범한 결혼생활을 하게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지.


사실 우린 많이 헤어지고 다시 만났잖아. 지나간 월요일의 나는 사랑에 설레어도 했고, 익숙한 사랑이 지겹기도 했고, 이별에 상처도 받았었어. 너 역시 그럴 테지. 우리가 했던 사랑의 경험이 헛되진 않았다고 생각해.


다만 가끔씩 그런 생각을 할 때도 있어. 그렇게 지독하게 이별하고 다시 만나는 것을 반복했는데 제대로 끝맺음을 맺기까지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을까.


사실은 핑계일지도 몰라. 도망치는 것에 익숙해져서, 홀로 있는 것이 익숙해져서.

무수한 월요일의 나를 성장시키지 못한 것은 내 탓이야. 더 예쁘고, 크고, 곧게 자랄 수 있는 나를 망친 것은 다름 아닌 나거든.


미안해, 사실 나에게는 시간이 필요했어.

아직 다음 주의 월요일의 나를 바깥으로 내보일 용기도 필요했을지도 몰라. 그게 참 어렵더라. 더는 상처받고 싶지도 않았고, 조롱받고 싶지도 않았고, 욕을 먹고 싶지도 않았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지나간 그림자로부터 벗어나고 싶었어.


다음 주, 아니. 다음 달의 월요일, 아니, 내년의 월요일의 나에게.

긴 터널의 끝을 지나면 아름다운 풍경이 나를 기다리고 있겠지. 미래의 월요일의 나는 예쁜 미소를 지었으면 좋겠어. 그러기를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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