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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세영 Jan 15. 2021

자녀의 자존감을 높이는 인정(칭찬)의 기술

제대로 칭찬하는 법


어제는 제가 운영하고 있는 하트 대화모임 리뷰 워크숍이 있었던 날입니다. 대화모임 길벗님들과의 랜선 여행은 저에게 특별한 기쁨을 가져다줍니다. 온전히 솔직하게 자기 개방을 할 수 있는 시간이자, 솔직하고 투명한 자기 노출에 대하여 판단을 내려놓고 만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누구에게든 공감받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며, 공감과 인정이 필요치 않은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마음을 짓눌렀던 어려움과 갈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고, 서로의 공감과 지지를 통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각자의 삶에서 힘찬 도약을 이루어나가길 진심으로 응원하며 격려와 덕담을 나누었습니다. 우리가 함께 나누었던 시간들이 소중한 씨앗이 되어서, 행복한 소통의 꽃을 피워나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오늘은 어제 나누었던 이야기 중에서 행복한 가정을 만들고, 자녀의 자존감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 인정의 기술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가정에서는 평소 인정과 지지와 격려를 충분히 주고받고 있나요? 비난과 질책과 방어의 말을 주고받고 있나요? 인정을 받고 싶은 욕구는 우리 인간에게 있어 가장 기본적이며 중요한 욕구입니다. 인정 욕구가 잘 채워졌을 때 우리는 자존감 있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정받고 싶은 욕구는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인정을 너무 받지 못해 결핍되어 있을 때 문제가 됩니다. 인정받지 못한 마음은 억울함과 울분을 만들기도 하며, 심해지면 여러 가지 심리적인 증상이 되기도 합니다. 인정받지 못했을 때 우리는 끊임없이 타인의 인정에 매달리게 되어 자기 다운 삶을 실현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인정을 충분히 받을 때, 우리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심리적인 기반을 갖게 됩니다. 특히, 가정에서 받은 인정은 자녀의 자존감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있는 그대로의 존재에 대한 인정과 성품과 능력에 대한 인정, 그리고 좋은 행동과 기여한 부분에 대해서 우리는 충분한 인정을 주고받아야 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인정받아 마땅한 소중한 존재입니다. 어느 누가 사랑과 관심과 인정 없이 훌륭한 성품으로 성장할 수 있겠습니까? 특히, 우리의 자녀는 우리의 인정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합니다. 당신 또한 누군가의 인정이 필요할 것입니다. 인정은 우리 안에 있는 잠재력을 꽃피우며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가장 필수적인 연료가 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먼저 인정하는 것일 겁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으로부터 충분히 인정받아보지 못한 사람은 자기 자신을 인정하는 게 어렵습니다. 그래서 인정은 가정에서 먼저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가정에서 어떤 식으로 인정해야 할까요? 어떻게 인정하면 자녀들이 자존감을 높이고, 행복하게 성장하는데 도움이 될까요? 우리 가정이 좀 더 행복하게 소통하려면 인정을 어떻게 해야할까요?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한 인정의 기술 7가지를 정리해보았습니다.


첫째, 무언가를 잘못했을 때 지적하기보다는, 잘하고 있을 때 한 번 더 칭찬하는 것입니다.


적시에 부모의 관심과 인정을 받지 못한 아이들은 끊임없이 문제를 만들어서 부당한 관심 끌기를 시도할 것입니다. 아이들은 끊임없이 부모의 관심과 에너지를 받고 싶어 합니다. 자녀들이 커가면서 자기만의 세계와 공간이 커지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자녀들은 부모의 긍정적인 반영과 인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것을 통해 자존감을 형성하기 때문입니다.


평소 잘하고 있는 행동에 대해서는 당연하게 여기다가 잘못했거나 실수할 때 잔소리를 하게 되나요? 자녀들이 커갈수록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서 교정해주고 싶은 마음이 드나요?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그렇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똑같은 잘못에 대해 수없이 지적을 해도 행동이 잘 고쳐지지 않는다는데 있습니다. (그렇지 않나요? 누가 지적해서 고쳤을 것 같으면 우리도 지금 엄청난 사람이 되어 있을 겁니다.) 중요한 건 부모는 점점 더 잔소리를 하게 되고, 아이들은 그런 부모의 말이 듣기 싫어서 점점 더 귀를 닫게 된다는 것입니다.


잘못을 지적하고 벌주는 것보다 잘하고 있을 때를 놓치지 않고 인정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적절한 인정은 가장 효과적인 훈육이자 가르침이 됩니다. 아이들은 부모에게 칭찬받은 행동을 기억하며, 부모의 긍정적 반영을 통해서 성장합니다. 작은 것 하나라도 기특한 행동을 했을 때 그것을 알아주고 인정해주세요.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건강하다면 그것만으로도 인정받아 마땅할 것입니다. 자녀들이 스스로 알아서 잘 놀고 있을 때, 형제자매들과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놀았을 때, 알아서 숙제를 하거나 책을 읽고 있을 때, 좋은 자세로 앉아 있을 때, 밥을 잘 먹었을 때, 인사를 잘했거나 예쁜 말을 했을 때 등등. 사소한 것 하나라도 알아주고 표현해보세요. 


둘째,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노력)을 인정해주는 것입니다.


시험을 잘 보지 못했을 때, 목표로 했던 것을 해내지 못했을 때, 그럴 때일수록 인정과 격려가 필요할 때입니다. 비록 결과가 좋지 못했더라도 과정과 노력을 알아주고 인정해줄 때, 자녀는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인생에서 성공하는 사람은 타고난 재능과 능력보다 끝까지 노력할 수 있는 태도(성장 마인드셋)를 가진 사람이라고 합니다.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아무리 재능이 많아도 집중적인 노력과 끈기(그릿)가 받쳐주지 않으면 지속적인 성취를 이룰 수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요즘같이 변화가 빠른 세상에서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변화할 수 있는 자세, 실패해도 다시 도전하고 노력할 수 있는 태도가 더 중요합니다.


자녀의 성장 마인드셋을 키워주기 위해서는 자녀가 잘한 행동뿐만 아니라 비록 잘 못했더라도 무언가를 열심히 해내려고 노력했을 때, 그 노력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노력하지 않는 태도를 문제 삼고 자꾸만 지적한다면 아이의 성장 마인드셋이 자라기는커녕 노력 자체에 대한 저항을 갖게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성공뿐만이 아니라 실패해도 괜찮다는 것을 알게 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수나 실패는 성공을 위해 수없이 치루어야 하는 꼭 필요한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과정을 인정해주고, 노력에 대해 칭찬해주세요.


"열심히 노력했구나. 열심히 노력하고 있구나. 잘하려고 하는구나. 잘하고 싶구나. 노력하는 모습이 멋지구나. 노력하는 태도가 훌륭하구나." 


셋째, 잘했다는 평가보다는, 솔직한 감정(고마움, 반가움, 기쁨)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듯이 당신의 칭찬은 배우자나 자녀에게 큰 기쁨을 선물할 것입니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주로 많이 사용하는 "잘했다"라는 칭찬은 상황에 따라 평가의 말이 되기도 합니다.


평가에 길들여진 우리는 다른 사람의 잣대와 기준에 나를 맞추려고 하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예를 들어서 "네가 청소를 도와주어서 엄마가 여유가 생기는구나. 정말 고맙다."라는 칭찬을 들었을 때, 아이는 '나의 행동이 엄마를 기쁘게 했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뿌듯함을 느낄 것입니다.


반면, "청소를 깨끗하게 잘했네. 그림을 아주 잘 그렸네."라는 식으로 뭔가를 잘했다는 표현은 좋은 평가를 받아서 기분이 좋을 수는 있지만, 상대방의 감정과 연결되지는 않습니다. 물론 정확한 평가를 해주는 게 필요할 때도 있지만, 부모와 자녀 사이에는 정서적 교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모가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칭찬은 자녀의 존재와 행동으로 인한 고맙고 기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넷째, 자녀들을 공평하게 칭찬하는 것입니다.


부모교육 워크숍이나 개인 코칭을 하면 많은 부모들이 자녀에 대한 마음이 똑같지 않음을 고백하곤 합니다. 예쁜 짓을 많이 해서 자연스럽게 칭찬이 나오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칭찬을 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제 경우도 어떨 땐 한 아이가 예쁜 짓을 많이 해서 더 예뻐 보이기도 하고, 다른 아이는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이 더 많이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칭찬을 공평하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부모가 한 아이에 대해서만 해주는 칭찬은 다른 아이에게 소외감과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아이들이 "엄마, 나 잘했어요? 누가 더 잘했어요?"라고 칭찬을 물어온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 아이들은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쌍둥이입니다. 아이들이 6~7살 때 한동안 이렇게 묻더군요. "엄마, 누가 더 잘 그렸어요? 내가 더 잘 그렸지요?"


어떻습니까? 대답하기에 참 곤란한 질문이지 않나요? 칭찬에 대해 고민하고 공부를 하면서 제가 찾아낸 답은 이거였습니다. 아이들의 질문에 직접적으로 답하지 않고, 신경 써서 표현한 부분과 제 마음에 드는 부분을 찾아서 감탄을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우와! 원이는 어쩜 이렇게 나비의 날개를 잘 표현했니? 섬세한 표현이 너무 멋지다. 마치 나비가 살아서 움직일 것 같아."


"우와! 솔이는 어쩜 이렇게 꽃을 잘 표현했니? 우리 솔이가 그린 꽃이 엄마 마음에 쏙 들어."


"그래요? 엄마 마음에 쏙 들어요? 근데요. 그럼, 누가 더 잘했다는 거예요?"


"글쎄, 엄마가 보기엔 둘 다 마음에 드는데, 원이는 특히 나비를 멋지게 표현했고, 솔이는 꽃을 훌륭하게 표현한 것 같아."


이런 식으로 계속 대답을 해주다 보니, 아이들도 "누가 더 잘했어요?"라는 질문을 언젠가부터 하지 않더라고요. 엄마가 자기의 작품에서 좋은 점들을 발견해주는 것에 대해 대단히 뿌듯해하면서 말이죠. 


다시 한번 이야기하면, 한 사람에게 집중된 칭찬은 다른 사람에게는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다른 사람이 칭찬받는 순간 상대방은 자신에 대한 비난으로 들릴 수도 있고, 소외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자녀들을 모두 똑같이 칭찬할 수는 없겠지만 가급적이면 비슷하게 칭찬을 해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다섯째, 아이가 있는 걸 모르는 척하고, 부부가 그 아이에 대해 칭찬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자녀를 매우 기쁘게 하는 칭찬의 기술인데요. 중요한 포인트는 아이가 눈치 채지 못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아이가 뭔가 놀이를 하고 있다던지, 다른 행동을 하고 있을 때 시도하면 좋습니다. 부모가 아이가 있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처럼 연출하면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저희 부부는 아이들이 막 일어날 때쯤 되어서 일부러 아이들이 요즘 잘하고 있는 것들이나 기특한 점에 대해 칭찬을 늘어놓곤 합니다. 아이들이 왔다 갔다 하거나 방문을 열어놓고 있을 때도 가끔 그런 칭찬 전략을 사용합니다. 그러면 아이는 자기들의 말에 귀가 솔깃해져서 안 듣는 척하지만 다 듣고 있습니다.


'엄마, 아빠가 나에 대해서 이렇게 좋게 생각하는구나. 나의 좋은 점이 이렇게 많구나. 나는 좋은 아이인가 보다.' 아이는 이런 생각을 할 것입니다. 이렇게 부모의 칭찬을 간접적으로 들으면 아이들에게 직접 칭찬을 해주는 것보다 더 그럴듯하다고 믿게 되며,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부부가 함께 공감대가 형성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여섯째, 자녀들에게 배우자(아빠나 엄마)를 칭찬하는 것입니다.


자녀의 자존감은 한쪽의 부모에게 오는 것이 아니라 행복한 부부관계에서 시작됩니다. 가령, 남편이 마음에 안 든다고 아이 앞에서 자꾸만 아빠에 대한 흉을 본다면 엄마의 기분은 풀릴지 모릅니다. 하지만 아이의 자존감에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엄마와 아빠 모두가 똑같이 자녀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행복한 부부관계는 자녀들의 정서적 안정과 자존감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자녀 앞에서 배우자로 인해 고마운 점, 든든한 점, 멋진 점들을 찾아서 칭찬해보세요. 자녀들은 귀 기울여 들으며 안정감을 느낄 것입니다.


일곱째, 부부가 서로에게 인정할 점을 찾아주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행복한 가정은 부부관계에서 시작될 것입니다. 서로 대화가 부족하고 소통이 안될 때, 서로에게 실망하고 서운하고 쌓이는 것이 많을 것입니다. 그런 점들을 허심탄회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공감해줄 수 있는 마음과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우리의 배우자는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의 지지와 인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할지 모릅니다. 서로의 좋은 점이 무엇인지, 열심히 하고 있고, 애쓰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찾아서 표현해주세요.


"정말 고생했어. 당신이 최고야. 당신이 정말 멋지고 대단해. 너무나 잘하고 있어. 당신과 함께 해서 정말 고마워."라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어려운 시기를 버티는 가장 큰 영양제이자 버팀목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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