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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세영 Jan 20. 2021

말 조련법과 우리 아이 훈육의 공통점 4가지


책을 읽다가 말 조련법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말 조련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밀턴 에릭슨의 <은유와 최면>이라는 상담 전문서적이었는데요. 책에 나오는 사례 중에 말 조련 전문가인 내담자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보통 동물을 조련할 때 당근(상)과 채찍(벌)을 이용하는 경우는 많이 보았을 것입니다. 원하는 행동을 할 때 보상을 주어 행동을 강화하고, 원하지 않는 행동을 할 때 행동의 소멸을 위해 처벌을 가하는 방식 말입니다. 그런데 책에서 말 조련사는 (상과 벌을 사용한) 외적인 통제 방식이 아니라 말의 심리를 이해하며 다루는 방식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 내용을 보면서 말을 훈련하는 과정이 아이를 훈육할 때 기억해야 할 점과 공통점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제목을 보고 오해가 없으셨기를 바랍니다. 아이를 양육하는 것은 조련사의 뜻대로 동물을 훈련하는 것과 같지 않을 것입니다. 아이는 결코 부모의 의도대로 좌지우지할 수 없는 존엄한 인격이 있는 존재니까요.




책에서 말 조련 전문가는 훈련시킬 수 없는 말은 없다고 확신합니다. 어떠한 야생마라도 적절한 단계를 밟으면 훌륭하게 훈련시킬 수 있다고 말이죠. 그가 제시한 말을 훈련할 때 알아야 하는 4가지 방식이 아이를 훈육해야 하는 상황에서 (또는 우리의 몸과 마음을 다스려 좋은 습관을 만들고 싶을 때에도) 유용한 지혜를 제공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가 이야기해준 말 훈련법 4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는 한 번 훈련시키는 동안에는 한 가지 이상 가르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조련사가 가르치려고 하는 것을 말이 5분 안에 다 배워서 시간이 50분이 남았다 해도 그 이상을 가르쳐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말이 혼란스러워지기 때문이라고요. 한 가지를 완전히 배울 때까지는 다른 것을 가르치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 한 번에 한 가지씩 작은 변화를 만든다. 한꺼번에 많은 걸 욕심내지 않는다.


두 번째는 만약 조련사가 말 때문에 기분이 상했다면 더 이상 훈련시키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훈련은 말을 벌주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기분이 상하거나 언짢은 일이 생기면, 말에서 려야 한다고 합니다. 다시 기분이 괜찮아지면 다시 시작하거나 그렇지 않다면 다음 날로 연기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 조련사가 기분이 상하거나 언짢을 때는 훈련시키지 않는다. 그럴 때 훈련은 처벌하는 것과 같다.


세 번째는 말이 협조를 하지 않고 신경전을 벌일 때는 고삐를 놓아버리라고 말합니다. 강행하면 말발굽에 치일 수도 있고, 울타리에 받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고삐를 놓아버리고 말과 싸우지 말라는 것입니다. 말이 점차 조용해지면 그때 천천히 고삐를 다시 잡으면 된다고 합니다. 그런 다음에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거죠.


-> 말이 기분 나쁠 때 훈련시키지 않는다. 신경전에 통제로 맞서지 않고, 주도권을 잡는다.


네 번째는 한 가지 방법을 선택했으면 일관되게 하라는 것입니다. 끈기 있게 하면 아무리 사나운 말이라도 훈련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 일관성 있게 훈련한다.





말 훈련할 때 쓰는 4가지 방법이 어떤가요? 저는 이 방법이 정말 지혜롭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를 훈육해야하는 상황에서 이 방법을 적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훈육은 필수입니다. 훈육을 하지 않고 아이들을 키울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훈육이라고 하면 아이의 기를 잡거나 벌주는 것, 혼내는 것이라는 뉘앙스가 있는 것 같습니다.


훈육은 결코 아이들을 혼내거나 상을 주어 부모가 의도한 대로 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 겁니다. 좋은 훈육은 일방적인 가르침이 아니라 아이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의 행복한 성장에 필요한 가르침을 나누기 위해 아이의 마음에 다가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대로 된 훈육을 하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특히, 감정이 격해졌을 때는 서로의 감정의 골만 더 키우며 부작용을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갈등이 격화된 상황에서는 말을 더 하고 싶은 마음을 누루고, 최대한 빠르게 상황 종료를 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텀을 두고, 서로가 안정된 상태에서 차분하게 이야기할 때 훨씬 더 효과적이니까요.


아이를 훈육할 때 유용한 지침


첫째, 한 번에 한 가지씩만 이야기한다.

둘째, 내가 기분이 나쁠 때는 훈육하지 않는다.

셋째, 아이가 감정이 격해졌을 때는 훈육하지 않는다.

넷째, 일관성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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