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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세영 Mar 06. 2021

글쓰기의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글을 쓰기 위해 필요한 것


유난히 글이 안 써지는 날이 있다. 어제가 그런 날이었다. 글을 쓰려고 마음먹었는데, 하루 종일 다른 일들에 밀려서 글을 쓰지 못했다. 오전에는 처리해야 할 볼 일들 때문에 바빴고, 점심을 먹고 나선 식곤증이 몰려왔다. 아이들은 간식을 달라고 아우성 댔고, 설거지는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다. 집안 여기저기에 묻은 슬라임의 흔적들을 떼어내야 했고, 베란다 누수로 관리사무소 아저씨들이 들락거렸다.


책상에 앉았을 때는 그놈의 스마트폰이 문제였다.  블로그에, 카페에, 인스타에, 주식어플까지 한 번씩 들려주어야 할 SNS와 어플들, 계속 울려대는 카톡과 진동음들에 주의를 빼앗겨버렸다. 마침내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는 데는 성공했지만, 글을 쓰지는 못했다. 글을 쓰기 위해 필요한 집중력이 생기지 않았다. 다른 사람의 글들을 읽어보면 어떨까 싶었다. 그러다가 나는 또 작가의 세계에 빨려 들어갔다. 글을 쓰려던 마음은 온데간데없이 사려지고, 이대로 쭉 글을 읽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나마 유튜브가 아닌 것에 위안을 삼으며...


오늘은 글 쓰는 게 어려운 이유와 글쓰기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무수한 난코스들을 통과하며 꾸준히 글을 쓰고 있는 우리들의 노고와 정성을 생각해보면서.



글 쓰는 게 어려웠던 이유 4가지


첫째, 글쓰기를 우선순위를에 두지 못해서

글을 쓰겠다고 해놓고 쓰지 못했던 날을 돌아보니, 내 마음은 콩밭에 가있었다. 새로 시작하는 프로젝트에 가있었고, 해결해야 할 문제를 신경 쓰고 있었으며, 이런저런 구상을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글 쓰기는 뒷전에 밀려 있었다. 글을 쓰고는 싶었지만, 다른 일들을 제치고 글을 쓸 만큼 우선순위에 두지는 못했다. 생각해보니, 아무리 바쁜 하루를 보내었더라도, 글 쓰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었던 날은 어떻게든 글을 썼다. '글을 쓰겠다'와 '글을 쓰면 좋겠다'라는 마음가짐의 차이는 결과로 드러난다.


둘째, 글 쓰는데 방해가 되는 것을 차단하지 못해서

글을 쓰지 못한 날은 집중력을 관리하지 못했다. SNS에 한눈이 팔리거나,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콘텐츠를 이어서 보다 보면 그날의 글쓰기 시간을 통째로 날려버리곤 했다. 물론 글을 쓰기 위해서는 다양한 채널을 통한 자료조사가 필요하다. 다만, 글 쓰는 시간과 자료를 모으는 시간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 글 쓰기에 앞서서 이리저리 정보를 흡수하다 보면 주의가 분산된다. 글을 쓰기 위해 필요한 집중력이 남아있지 않게 된다.


셋째, 쓰고 싶은 주제가 명확하지 않아서

몇 가지의 주제가 떠올라서 글을 써보려고 했다. 그런데 내가 쓰고 싶은 주제를 하나로 아우르지 못했다. 이런저런 생각만 쏟아내다가 결국엔 마음에 들지 않아서 포기하게 됐다. 한 가지 주제를 정하지 않고 글을 쓰는 것은 가야 할 방향을 명확하게 정하지 않은 채 무턱대고 여행을 떠나는 것과 같다. 등산을 가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어떤 산에 올라갈 것인지를 정하지 않고 무작정 출발하는 격이다. 쓰고 싶은 말이 있을 때만 글을 쓰라는 건 아니다. 방향을 제대로 잡고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넷째, 글을 잘 써야 된다는 압박감에 눌려서

압박감이 많은 날은 어떻게든 책상 앞에 앉아서 글을 쓰게 만들기도 하지만 오히려 글이 안 써지곤 했다.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힘 빼고 쓰는 연습이 필요하다.



글 쓰기의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글 쓰는 건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다. 퍼지고 싶고, 쉬고 싶은 몸을 이끌고 딱딱한 책상에 앉아야 하기 때문이다. 스티븐 프레스필드는 <최고의 나를 꺼내라>에서 이렇게 말했다. "진정한 작가는 알고 있지만 작가 지망생은 모르는 비밀이 있다. 그 비밀은 바로 이것이다. 글 쓰는 것 자체가 힘든 것이 아니라 진짜 힘든 것은 글을 쓰기 위해 자리에 앉는 것이다." 나와 당신만 그런 게 아니다. 위대한 작가들도 하나같이 말하고 있다. 글을 쓰기 전에 책상 앞에 앉는 것 그리고 글 쓰기 전의 저항을 극복하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


이 외에도 글쓰기가 어려운 이유는 고도의 집중력과 정신력을 발휘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들여다보며 면밀하게 탐구하고 성찰해야 한다.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며, 창조하는 행위이며, 엄청나게 많은 공부와 자료조사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때때로 글 쓰는 게 어렵다고 주저앉지 말자. 나만 그런 게 아니니까.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그런 법이니까.


글을 쓴다는 건 어쩌면 자신의 무능을 마주하는 일인지 모르겠다. 뭐든지 빠르게 변화는 세상에서 느려 터진 속도로 키보드를 두드려대는 우리는 마치 뚜벅이 여행자가 된 것만 같다. 길을 잃고 뿌연 안갯속을 헤매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우리는 뚜벅뚜벅 천천히 길을 떠난다. 언젠가 안개가 걷히고, 맑게 개인다는 걸 알기에. 끝도 없는 수렁에 빠진 듯하다가도 결국엔 끝난다는 걸 알기에. 길 끝에 도달했을 때의 뿌듯함 때문에. 누군가에게 전해진다는 것을 알기에. 작은 세계지만 조금씩 확장되고 있다는 걸 느끼기에.


글 쓰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는 누군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이거다. 글 쓰는 건 원래 어려운 일이라고. 당신만 그런 게 아니라고. 글쓰기의 고통에 저항하는 대신, 그걸 충분히 인정하고 받아들이자고. 고민한 만큼 우리는 조금씩 나아갔으니까. 오늘 조금 힘들었더라도 지금까지 잘 해왔듯이 앞으로는 더 잘할 거니까. 때때로 글이 잘 안 써지는 건 당연한 거라고. 오늘은 어깨에 힘을 빼고 가볍게 써보자고.



글을 쓰기 위해 필요한 것


첫째, 우선순위를 글쓰기로 정한다. 마감을 정하는 게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해보자. 글을 쓰고 싶다면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자. 나는 글 쓰기를 우선순위에 두었는가? 내 마음은 지금 어떤 콩밭에서 춤을 추고 있는가? 콩밭에 가 있는 마음을 되돌릴 준비가 되었는가?


둘째,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내가 가장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언제인가? 어느 장소에서 가장 집중이 잘 되는가? 자신에게 방해받지 않는 환경과 루틴을 제공해보자. 글을 쓰는 동안만큼은 끊임없이 신경을 잡아끄는 많은 것들에 대해 신경 끄기를 시도해보면 어떨까? 스마트폰을 차단할 수 있는가? 어느 정도 스마트폰 울림을 방치할 수 있는가? 만약 어렵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셋째, 써야 할 주제를 명확하게 한다. 어떤 주제로 글을 쓸 것인지 결정하고 시작하자. 쓸 주제가 마음에 드는가? 주제를 보며 쓰고 싶은 말들을 대강 적어보자. 주제와 흐름을 잡았다면, 쉽게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어깨에 힘을 빼고 쓴다. 너무 잘 쓰려는 마음과 부담이 글쓰기를 어렵게 할 수 있다. 욕심을 내려놓고 힘을 빼고 써보자. 나답게 써보자. 글쓰기 근육을 만든다고 생각하고 꾸준히 써보자.




글쓰기는 어렵고 힘든 일이라는 사실을 기꺼이 인정하고 받아들여보자. 글쓰기는 어둠을 통과해 빛으로 나아가는 일이다. 때로는 지옥에 들어가기도 하고, 수렁에 빠지기도한다. 수없이 길을 잃고 헤매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엔 반드시 도달한다. 마침내 당신은 반짝반짝 빛나는 따뜻한 햇살에 일광욕을 즐기듯이 활짝 웃게 될 것이다. 글 쓰는 행위 하나로 오만가지 감정을 경험하다니, 얼마나 대단하고도 놀라운 일인가. 글쓰기는 고통을 승화시켜 기쁨으로 바꾸는 법을 깨닫게 해준다.


자신을 너무 닦달하지는 말자. 계속해서 조금이라도 끄적이며 글을 쓰고 있는 당신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중이니까. 글쓰기의 고통과 즐거움을 알아가는 중이니까. 글쓰기는 시간이 필요한 일이라는 걸 명심하자. 시간을 들인 만큼 반드시 보답받게 될 것이다. 글 쓰는 사람이 이룰 수 있는 성취는 이전의 글들에 쏟은 고민과 정성만큼이다. 오늘도 글 쓰는 당신을 응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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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runch.co.kr/@hapi20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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