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LA의 위험수준과 LA부동산 시장, LA 인구수, 서울과 비교 등
나는 미국에 세 번 방문한 적이 있다.
첫 방문은 2012년, 대학생 때 여름 계절학기로 한 달간 LA에 있었던 것이고,
두번째 방문은 2018년, 회사원 때 휴가로 남자친구(현 남편)와 뉴욕, 워싱턴, 메릴랜드를 방문하여 남편이 다녔던 대학교를 둘러보고 남편 이모님과 남편 대학 동기들을 만났던 것이다.
세번째 방문은 2019년, 신혼여행으로 간 하와이였다. 마우이와 오아후에 갔는데 매일매일이 새파란 하늘과 내리쬐는 햇빛으로 인한 감탄이었다.
그 세 번의 여행은 하나같이 남은 한 해를 충분히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 정도의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 그 중에서도 특히 LA는 오래 있기도 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난만큼 느끼는 바도 많았다. 한 달간 함께한 선생님들을 통해 느끼는 선진국 마인드, 선진국이라서 누리는 것만 같은 지중해 날씨, 그들의 세련된 감각, 생전 처음 겪어보는 새로운 경험들을 하고 한국에 돌아왔을 때 나는 긍정적 의미에서 사뭇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2024년 6월, 나는 네번째로 LA에 간다. 작년에 비자를 받아 LA에서 생활하고있는 친구를 만나러 말이다.
과연 12년동안 LA는 어떻게 변했을까? 미국에 방문하기 전에 미리 조사를 해봤다.
친구가 겪은 경험과 각종 언론들, 커뮤니티에 의하면 지금 미국은 마약과 노숙자들, 절도범들로 인해 여자 혼자 다니기에 매우 위험하다고 한다.
분명 2012년에도 LA는 그 화려한 이면에 어둠이 존재했다. Downtown에는 흑인 노숙자들이 많았고, 지하철을 탈 때도 긴장감을 놓칠 수 없었으며 밤에 돌아다니면 위험하다고 학교에서 밤 외출을 금지한 탓에 밤에 거리를 걸어본 적이 손에 꼽는다. 길거리에는 마리화나 냄새가 자주 났다. 당시 선생님들과 동행하여 밤에 번화가를 딱 한 번 나간적이 있었는데, 그 때 마침 Occupy wall street이라고 2008 서브프라임 사태에 대해 금융권의 모럴해저드를 비판하는 시위가 벌어져 그 시위대와 경찰이 대립하는동안 우리는 철재 셔터를 내린 서점에서 숨을 죽이고 그 상황이 지나가기만을 바라며 그들을 지켜봐야 했다.
하지만 그런 어두운 면을 감당할만큼 미국에는 장점이 많았다. 세계 최고의 회사들이 밀집되어 있고, 소비국가라는 명성에 걸맞게 좋은 품질의 식료품들과 옷, 생필품들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으며, 넓은 땅에서 최상의 날씨와 풍족한 인프라를 누릴 수 있었다. 세계 최고의 강대국이라는 것에 대한 프라이드가 은연 중에 풍기는 것만 같았다.
그랬던 LA가 2014년부터 '건의안 47호'가 통과하며 950달러(128만 원) 이하의 경범죄는 경찰이 출동하지 않는다. 2016년부터는 마리화나가 합법화되면서 기존에 마약사범들도 전과기록을 말소시켜주었으며, 2019년 코로나 이후 기본 주거 비용이 20% 넘게 증가하면서 미국의 노숙자는 12%가 증가했다.
분명 LA의 상황은 더 심각해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A 주택 가격은 연일 상승 중이다. 로스엔젤레스 카운티의 주택 중간 판매가격은 23년 4분기 기준 $844,500(한화 11.64억원)이다.
24년도에도 역시 서부 중심으로 그 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며 2024년 3월 캘리포니아주 로스엘젤레스 카운티의 중간 주택 가격은 $995,000(한화 13.71억원)으로 전년 대비 10.6%가 증가했다.
Zillow에 따르면 이같은 현상은 공급 부족으로 인한 것으로 계속해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2024년 1분기 동안 LA 카운티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다양한 부문에 걸쳐 임대료 및 매매 가격이 하락하는 동시에 공실률이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그 중에서 유일하게 단위당 임대료와 매매가격이 상승하는 분야가 바로 Multifamlily다. 특히 고급 시장 부문 신규 공급은 유닛당 평균 요구 임대료 증가에 기여했고, LA 카운티의 평균 임대료는 월 단위당 $2,183(원화 301만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산업용 부동산의 경우 2024년 1분기 공실률은 60bp 상승한 4.8%였으며, 평균 요구 임대료는 3분기 연속 하락하여 분기 대비 1.8% 하락했으며 작년 수준보다 6/10 하락했다.
Retail은 1분기에는 소매업체가 실적이 저조한 매장을 계속 폐쇄하면서 소매업체가 오프라인 매장으로 회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이로 인해 공실률이 5.7%로 상승했으며 평균 요구 임대료는 전 분기보다 1센트 감소하여 1분기에는 평방피트당 3.11달러로 결정되었다.
최근 식당들의 폐업이 증가하고 있는데, 지난 7년 동안 급여가 70% 급증하는 등 인건비 상승에 건물 임대료 인상, 식자재 비롯한 모든 비용 증가가 레스토랑이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는 이유로 조사됐다.
2024년 오피스 공간 시장은 기업들의 과잉 공간 해소가 계속되면서 약화된 상태로 시작됐고, 이로 인해 1분기 공실률은 16.8%로 증가했다. 평균 요구 임대료는 2023년 말 수준보다 3센트 상승하여 1년 전 풀서비스 총 평방피트당 3.46달러와 동일하게 유지되었다.
임대용 사무실 공간 가용성이 사상 최고치인 7,740만 평방피트(대불황 최고치에 비해 28.5% 증가)에 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무실 공간 임대 수요는 여전히 낮았다.
LA 카운티는 미국 내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카운티이며, 한인 역시 10.4만명(혼혈 포함 11.3만명)이 거주하는 인구수 1위 도시이다. 그런 LA의 인구수는 2020년 1,001만명에서 점차 감소하여 2022년 기준 972만명으로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빠르게 줄고 있다. LA타임스 등 현지 매체들에 의하면 LA카운티의 인구감소는 LA의 비싼 집값 등 높은 물가와 코로나19 이후 일부 지속되는 재택 근무 등에 의한 것으로 분석했다.
LA를 조사하다보니 우리나라의 서울과 유사한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23년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이 12억원대인 점이나, 인구 1천명에서 집값의 증가로 인구가 점차 유출되는 점, 인건비 상승에 건물 임대료 인상, 식자재 비롯한 모든 비용 증가로 인해 식당들이 폐업하고 있는 점 등이 그랬다.
물론 다른 점도 있었다. 우리나라는 마약이 금지되어있고, 절도범에 대해서는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노숙자 수는 21년 기준 약 9천명으로 5년 전에 비해 21%가 감소했으며 오피스 시장 역시 코로나 해제 후 사무실에 복귀하여 서울 평균 공실률은 1.5%로 여전히 견고하다.
2012년 처음 LA에 갔을 때를 돌이켜 생각해보면 서울은 LA에 비해 상당히 뒤쳐져있었다. 서울에는 서브웨이처럼 재료를 골라 주문하는 방식의 음식점이 낯선 문화였고, 비건처럼 사람들의 취향이 확고하지도 않았다. 그랬던 서울이 현재는 서브웨이의 국내 매장 수가 22년 기준 516개이며 비건 인구 수도 약 200만명으로 우리나라 인구의 약 4%에 달한다. 10년 전의 LA와 흡사한 문화를 받아들였다고 생각했다.
나는 앞으로 10년 뒤의 서울이 궁금해졌다. 지금의 LA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이번 여행에서 그 해답을 찾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