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많을수록 행복할까?
돈,
자본주의에 살면서 빼놓을 수 없는 주제.
어떤 이는 돈돈 하는 것을 천박하다고 하고
어떤 이는 돈을 모르면 자본주의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돈은 나에게 어떤 존재이며,
돈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IMF 때 내 경험을 빌어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돈이 없으면 '불편하다'
불편하게 잠을 자야 하고,
먹고 싶은걸 마음껏 먹을 수 없고,
입고 싶은 옷을 입을 수 없는 상태에 있는 누군가에게
정신적 승리 수준의 행복을 강요할 수는 없다.
그러한 삶의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대중교통보다 자차가 편하고
직접 요리하는 것보다 사먹는게 편하고
직접 미용에 신경을 쓰는 것보다 샵에서 관리받는게 편하며
무료로 할 수 있는 취미보다 비용이 드는 취미까지 즐기는게 더 즐겁다
특히 그 행복감은 소득이 오르면서 누리는 것들이 많아졌을 때 크게 오른다.
가령 대중교통을 타다가 자동차를 마련했을 때,
1천원짜리 커피를 마시다가 1만원짜리 커피맛을 맛보았을 때,
셀프로 화장을 하다가 샵에 가서 풀메이컵을 받았을 때,
월세, 전세로 이사를 다니다가 내집마련을 했을 때,
'첫 경험'이 주는 행복감은 특히 크다.
여러모로 돈은 우리에게 편리함, 즐거움을 가져다주고
그것들은 행복감을 올리는데 큰 일조를 하는 듯 하다
하지만 돈이 많을수록 더 행복한지에 대한 질문에서는
'반드시 그렇진 않다'고 생각한다.
1. 상황이 모두 다르다.
'돈이 없다'는 비교적 상황이 비슷하지만
'돈이 많다'는 것에는 다양한 상황이 존재한다.
조부모나 배우자의 재력으로 물려받은 재산이 많을수도 있고
스스로의 힘으로 자수성가했을 수도 있고
로또 등 특정한 이벤트로 일확천금을 얻었을 수도 있다.
그리고 각 상황에 따라 행복감이 다를 수 있다.
우리의 뇌는 익숙한 것에 자극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인 사람들은 그것들을 누리는게 당연해서 그것의 소중함을 잘 깨닫지 못할수도 있다.
스스로 자수성가를 한 사람들은 소득은 많지만
그에 따라 높은 업무강도와 무게감으로 삶을 즐기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다.
로또로 일확천금을 얻은 사람들은
그것을 질투한 주변 사람들 또는 사기꾼들에 의해 불화가 찾아올 수도 있다.
반면에
풍족한 집안에서 사랑받고 자라서 모난 구석 없이 따뜻하고 밝은 사람일 수도 있고
이미 시스템화를 잘 해놓은 사람이라서 충분히 여유롭게 삶을 누리고 있을 수도 있고
일확천금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도 있는거다.
2. 성향이 모두 다르다.
자동차를 타는데 아반테냐, 페라리냐
해외여행을 가는데 이코노미냐, 퍼스트클래스냐
아파트에 사는데 지방이냐, 강남이냐
어느 수준에 도달하면 만족감을 느끼는지는 사람마다 모두 다르다.
누군가는 반드시 슈퍼카를 타야지만 그 만족감이 있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이코노미만 타고 만족감이 있을 수 있다.
아반테만 타도 만족하는 사람이 페라리를 타겠다고
돈에 더 매달릴 필요는 없다는거다.
돈은 분명히 우리에게 편리함과 즐거움을 가져다준다.
하지만 돈을 버는게 목적이 되어버리거나,
돈이면 다 된다는 황금만능주의적 발상은 자칫 삶을 더 불행하게 만들수도 있다.
'돈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고,
그것을 얻었을 때 만족할 줄 알고,
돈보다 중요한 가치들이 많음을 알고 살아가는 것.
그렇게 살면 더 행복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