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의 탄생
상권을 조사해보니 해당 지역의 주요 유동인구는 20대 여성이었다.
건대 맛의거리 메인 거리가 20대 초반의 대학생들이 많은 반면
이면 골목에는 20대 중후반의 직장인들이 더 많은 것을 확인했다.
우리는 'MBTI 'F'유형의 20대 중후반 직장인 여성'으로 타겟을 정하고 아이템을 디벨롭해나가기 시작했다.
가게 이름을 정할 당시는 코로나로 외부 모임에 인원제한이 있었고,
동생과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심적으로 꽤 지쳐있었다.
동생은 술을 좋아하는데 코로나로 친구들과 만남이 줄면서 때때로 혼술을 할 때 음식이 위로를 주었다고 했다. 나는 그 말에서 영감이 떠올라서 이야기했다.
“우리도 음식으로 위로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코로나로 힘든 사람들을 위로해줄 수 있는 위로의 음식을 만들자. 행복할 때, 슬플 때 찾을 수 있는 편안한 음식을 주는거야!“
처음에는 프랑스어를 쓰고 싶었다.
성수동 잘나가는 잠봉뵈르 샌드위치 가게인 에르제, 햄버거 가게인 르프리크 등 소위 최근 ‘핫플'이라고 불리우는 맛집들은 프랑스어를 쓰고 있어서 그게 트렌디해보였다.
"지금의 날, '오쥬르디' 어때?"
프랑스어를 배운 지원이가 우리 음식을 맛보면서 아이디어를 던졌다.
"오, 너무 좋은데?"
처음 듣고 바로 꽂혀서 오쥬르디로 브랜드명을 정하고 로고제작에 들어갔는데, 기억력이 좋지 않은 나는 며칠이 지나도 그 이름이 외워지지 않아서 매일 메모장을 다시 찾아봐야했다. 아무래도 우리 가게가 마음에 들었다 하더라도 나같은 고객들은 가게 이름을 까먹어서 다시 찾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같은 사람도 한 번에 딱 외울 수 있는 쉬운 이름으로 다시 브랜드명을 정해야한다고 고민을 하던 중에
혜영이 우리 캐릭터라며 그림을 그려왔다.
"위로와 행복을 주는 캐릭터야 "
“이게 뭐야 ㅋㅋㅋ"
이 황당하고도 귀여운 캐릭터를 보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이 아이의 포인트는 따뜻하고 기분 좋은 미소, 그리고 언제나 맞아주는 두 팔이라고, 스누피 캐릭터를 보고 영감을 받았어" 혜영은 말했다.
설명을 듣고 나니 이 어설픈 캐릭터가 더욱 사랑스럽고 귀엽게 느껴졌다.
그리고 찬찬히 보다보니 그 생김새가 마치 오 우 라고 써있는 것 같았다.
"우리 브랜드 이름 말야, 오우 어때?"
그렇게 우리의 이름은 탄생했다.
뭘 팔아야하지? 어떤 메뉴가 좋을까?
우리는 가까운 곳에서부터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우리가 그동안 먹었던 음식들 사진을 쭉 보고 친구들 피드를 보면서 우리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분석했다.
여기에서 ‘우리'라고 하면 2030 여성을 아우르는 단어였다.
1. 양은 1인분일 것
우리는 1인 가구에 주목했다.
일단 화양동이 신림동 다음으로 1인 가구가 많은 지역이기도 했고,
전체적으로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음식을 제공하고 싶었다.
그런데 기존 배달은 양이 많아서 먹고 남은 음식을 냉장고에 오랫동안 묵혀두었다가 버리기 일쑤였다.
혼자서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양을 제공하자!
2. 음식종류는 다양할 것
신혼 살림을 하다보니 요리를 하면서 쓰는 재료보다 썩어서 버리는 재료가 많았다.
식재료를 사면 주구장창 그 재료를 이용한 요리를 먹기 일쑤였는데, 매 끼 새로운 음식을 먹는 걸 좋아하는 나는 그게 늘 불만이었다.
“2인가구인 나도 이렇게 불편한데 1인 가구는 얼마나 불편하겠어?. 1인 가구도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무조건 종류는 다양해야해”
3. 예쁜 플레이팅
인스타그램을 통해 음식 비쥬얼에 대한 기준이 높아졌다.
하나를 먹더라도 제대로 차려놓고 먹고 싶은 것은 우리만의 니즈가 아니었다.
음식의 플레이팅 뿐 아니라
홀에서는 그릇, 배달은 패키징까지 조화를 이루어 플레이팅이 완성되도록 집중했다.
4. 요리하기 쉬울 것
우리는 요리를 전공한 전문가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어려운 요리는 할 수가 없었다. 쉽게 할 수 있는 요리가 우리의 또 다른 기준이었다.
5. 배달하기 쉬울 것
배달을 염두해두었기 때문에 배달이 용이한 음식이어야 했다.
위와 같이 몇가지 기준을 세운 후 그에 맞는 메뉴 5가지정도를 세팅하여 처음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