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직장인의 경력 곡선은 왜 30대에서 꺾일까?

by 달쓴이

회사의 성적표는 늘 숫자로 매겨진다. 성과, 평가, 승진. 하지만 여성 직장인의 성적표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곡선이 하나 더 있다. 바로 ‘경력 곡선’이다.


신입 시절에는 남녀 구분이 크지 않다. 같은 교육 받고, 같은 프로젝트에 투입되고, 같은 속도로 성장한다. 20대 후반까지는 오히려 여성 직원이 더 성실하고 꼼꼼하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곡선은 완만하게 위로 올라간다.


하지만 30대 초중반, 결혼과 출산이라는 분기점에서 곡선은 흔들린다.

육아휴직을 쓰는 순간, 동료들의 속도와 나의 속도가 달라진다. “경력 공백”이라는 꼬리표가 붙고, 복귀 후에는 눈치와 불안 속에서 다시 적응해야 한다. 같은 자리에 앉아 있어도 이미 곡선은 아래로 꺾여 있다.


40대 초반은 또 다른 벽이다. 회사가 관리자로 키우는 시기, 리더십 자리를 주는 시기. 하지만 남초 회사에서는 여성 리더의 숫자가 손에 꼽힌다.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보수적인 문화와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이 길을 막는다. 여기서 또 많은 여성의 곡선이 평평해지거나 멈춰버린다.


그렇다면 이 곡선은 반드시 꺾여야 하는 걸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제도가 조금씩 바뀌고 있고, 개인도 선택할 수 있다. 어떤 이는 잠시 멈췄다가 다른 길로 곡선을 이어간다. 또 어떤 이는 버텨서 예외적인 커리어 곡선을 그린다. 중요한 건 남과 비교하는 직선이 아니라, 나만의 곡선을 어떻게 이어가느냐다.


여성 직장인의 경력 곡선은 아직도 험난하다. 하지만 꺾인 곡선이라도, 그 안에서 나는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언젠가 이 곡선들이 모여 더 큰 그림을 만들 날이 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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