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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 ONE Oct 31. 2021

10월의 단양에는 1개의 가을과 0명의 사람이 있다

다시 찾은 단양 그리고

홀로움이 넘쳐흘러 괴롭다.
타인으로써 완전해지고 싶다.

부재하는 이에 대한 그리움보다 사무치겠냐만은, 옆에 누군가가 있음에도 멀어짐을 생각하는 것만큼 슬픈 일도 없을 것이다. 누군가와 같이 있어도 혼자 여행을 하고 싶은 이유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름의 답변을 하지만, 나에게만 타당한 이유처럼 느껴질 때, 더 이상 설명하지 않고 어디론가 향하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불행만 피하려고 했다가 행복이 멀어졌다'는 누군가의 한마디가 가슴을 울린다. 덴마크에서 잠시나마 지내며 그들의 행복을 연구했고, 이를 통해 한국인으로서 내린 결론은 '고슴도치' 같은 사람이 되자는 것이었다. 내 사람과 그리고 나를 소중히 하고 행복을 위협하는 잠재적 위험은 사전에 가지치기를 하는 것이다. 가지를 골라야 나무가 잘 자라듯 내 인생도, 나에게 해로운 것으로부터 벗어나 오로지 나의 '오리지널리티'를 찾아 헤매는 것, 헤매는 것이 궁극의 자유처럼 느껴지는 그  착각의 순간이 내겐 여행인 것이다.


작년 11월에도 단양에 왔다. 올해가 오면 누군가와 꼭 같이 와야지 마음먹었는데, 누군가 있어도 함께하지 못하는 이 황망함은 서른의 공허와 현실의 절망과 결탁해 마음을 혼탁하게 만든다.


우정은 관조와 대화를 양분 삼아 자라날 수 있는 반면, 사랑은 무언의 해석에서 태어나고 또 그것으로 양육된다. 사랑받는 존재는 하나의 기호, 하나의 '영혼'으로 나타난다. 그 존재는 우리가 모르는 어떤 가능 세계를 표현한다. 사랑,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 속에 감싸인 채로 있는, 우리가 모르는 세계들을 '펼쳐서 전개시키고자' 하는 우리의 노력이다.


패러 글라이딩을 하면 이 마음 시원하게 탁! 트일까 싶어 신청했다. 내일의 여행에는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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