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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 ONE Dec 17. 2021

12월에는 인생에서 어떤 보험을 갱신해야 할까

나를 위한 보험은 무엇인지

 나이 서른을 앞두고 있다. 사회 진출의 시기가 늦어졌다고는 하나, 모든 성인들에게 30이라는 숫자는 여러 의미로 다가온다. 이건 마치 1 갱신 보험을 앞두고 있는 느낌이랄까?


그 말인즉슨 만 29세에서 만 30세가 될 때, 보험 가입의 제약에도 상당히 장애가 생기고,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야 하는 것이 마치 서른 이후의 인생에는 길고 험난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 같다. 급격하게 오르는 보험료는 아파트의 그것과 차원이 다른데, 지금의 30살에게 천정부지로 솟는 집값은 범접할 수 없어 포기와 단념의 영역에 있는 것이라면, 보험이라는 것은 젊음을 담보로 한 건강을 나이로 상각(depreciation)한 값이 월 납입금보다 클지 작을지를 계산해보는 비교의 영역에 있는 것이다.


무언가를 '비교'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은 사람을 괴롭게 만든다. 국민 70% 이상이 가입했다는 실손보험조차 없어 얼른 가입하려고 해도, 보험사마다 보장 범위와 가격을 따져보다가 '보장 범위가 같은데 왜 보험료가 다르지? 보험계리사들의 대수의 법칙과 보험사의 목표 영업이익률이 만난 그 지점에서 가격이 결정이 되었기 때문일까?' - 라는 다분히 회사원 같은 생각을 하다가, 결국 보험을 다 모아 놓았다는 사이트에서 아무것도 선택하지 못하고 "인생에서 꼭 들어야 하는 보험은 무엇일까?" 혼잣말을 하며 글을 쓴다.


어릴 땐 보험 가입 자체가 참으로 돈 아까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주관과 사례의 평균이 수학의 평균보다 정확할 수는 없기 때문에 당연히 보험사만 좋은 일 하는 것이 아닐까 염세적인 생각을 해보다가도, 그래도 이 보험제도라는 것이 없었으면 우리는 어떻게 일상을 영위하며 살까 하며 어쩔 수 없이 그 필요성에 수긍해본다.


실손 보험 가입을 알아본다. 보험 하나 가입하는데도 이렇게 어렵다.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이 보험을 드는 행위에 무슨 심리적 마취제가 있는지 가입했다는 이유만으로 우리 삶의 안정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느낌과는 달리, 실제 우리의 일상은 무엇으로 보험을 들어놓아야 할지 끊임없는 고민의 연속이다.


2021년도 2020년과 같이 혼란의 시기가 진행 중이다. 작년에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우리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면, 2021년은 '관리 가능한' 위험을 '정치적, 정파적, 이념적' 의사결정에 따라 특정 집단에게 독이 될 수 있음을 배울 수 있는 한 해가 되었다. 모두가 알다시피, 보험은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것'으로 두고 이를 수학적으로 계산하여, 확률에 따른 보험료 책정과 최대 보장금액을 정한다. 이게 우리가 아는 보험의 상식이었는데...


지금의 정부는 더 이상 국민에게 보험 같은 존재가 아닌 것 같다. 최소한 본인에겐 아니다. 4대 보험 명목으로 세금을 징수하여, 일회성 낭비를 하는 현재 문재인 정부의 모습은 국가의 미래 따위는 고려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어쩌면 당연한 말이기도 하지만) 현재 정부의 모습은 민간기업보다 못하다. 민간 보험도 미래를 생각해서, 연금저축과 펀드의 형태로 투자를 감행하고, 미래 수익률에 따라서 보험률을 인상할지 말지 걱정하는데, 국가라는 개념이 실체화된 '정부'는 그들이 위임받은 권한과 권력을 가지고 미래를 담보로 현재에 몰빵 한다.


현재에 몰빵 하려면 도대체 보험이 왜 필요할까? 나를 포함한 국민들은 일상의 자유를 누리며, 각종 위협으로부터 안전하고 싶은 것인데... (혹자는 정부라고 완벽할 수 있느냐~ 이런 뻔한 반론을 펼칠 수도 있겠지만) 고무줄 늘리듯 변경되는 백신 접종 간격과 거리두기의 기준 + 이런 험난한 시국에 '북한과의 종전 선언'을 위해 해외 순방을 하며 국민의 '최우선 과제'가 아닌 정부와 본인(그것이 대통령이든 여당이든, 그들이 대표하고자 하는 특정 정치적 집단이든)을 위한 '최우선 과제'에 온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바야흐로 보험 갱신의 시기가 돌아왔다. 5년 만에 찾아오는 국가라는 보험 또한 마찬가지. 보험에는 보험회사가 가입하는 재보험을 통해 추가적인 위험 분산을 하는데, 이런 개념을 우리 개개인 국민, 시민, 구성원들에게 적용하면 어떠할까 싶다. 서로가 서로에게 보험이 될 수 있는 그런 진정한 사회는 진정 올 수 있을까?... 생각이 많아진다. 삼성화재 다이렉트를 가입할지 교보 악사 실비 보험을 가입할지... 설계사를 필요로 한다는 문구가 문뜩 섬뜩하다. 우린 또 어떤 설계를 당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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