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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 ONE Jul 16. 2023

이륙하는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은 중국에서의 삶을 앞두고

Another journey for finding new balance

이륙하는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모두가 꺼려하는 중국으로
2달 동안 떠나는 게

제가 일하고 있는 회사는 사드 사태 이후 중국에서 연간 수천억 이상의 적자를 내고 있습니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 중국 법인에 정식으로 주재원 발령을 받으면 커리어의 무덤이 시작된다고들 말합니다.


그런 곳에 단기 파견을 가게 되었습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묻습니다. 중국 법인에 자발적으로 파견을 가는 이유가 뭐냐고 물으면서 말이죠. 사실 대답을 기다린 것 같지는 않습니다. 바로 다음 말이 주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중국법인에 간다고 한 이상 인사팀 기록에 남게 된다. 그건 너의 커리어에 주홍글씨가 될 것이다. 회사라는 곳은 결국, 그런 근거가 남았을 때 어디든 갈 사람을 내보낼 수밖에 없다."라고 말이지요. 많은 사람들이 어떤 우려를 하는지 사실 잘 알고 있기도 합니다만 더욱 가보고 싶었습니다.


경험의 밸런스를 맞추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삼십 대 초반의 나이, 커리어의 방향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연차만 쌓이면서 하는 일만 계속하게 되겠지요. 아직 책임질 것이 많지 않은 주니어 레벨에서 가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합리적인 선택이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작년 여름, 회사에서 가장 잘 나가는 미국법인에서 파견 근무를 했습니다. 운이 좋게도 회사에서 가장 잘 나가는 법인에서 주재원의 모습을 볼 수 있었죠. 한 여름밤의 꿈처럼 캘리포니아에서의 삶을 꿈꿀 수 있었습니다. 한국으로 복귀 후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다시 해외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외 주재원으로
어느 법인을 갈지는 알 수 없는데
어떻게 '최선의 시나리오'만 생각하고
미래를 결정할 수 있을까?"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도 어느덧 4-5년째에 접어든 지금, 저는 5년 뒤를 생각했습니다. 만약 미리 생각해놓지 않으면, 주재원 생활을 4-5년 하고 본사로 돌아오면 어느덧 15년 차의 무거운 경력의 소유자가 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동시에 이런 생각도 해봤습니다. "한 곳에서 오랫동안 전문성을 쌓는 것이 결국 커리어를 쌓아가는 과정이 되는 것인데, 왜 애매하게 일한 상태에서 어떤 방향으로 길을 가볼지를 생각하는 것일까 - 하고 말입니다.


스스로에게 생각의 전환이 필요했습니다. 평소 중국과 연관된 거의 모든 것에 강한 거부감과 혐오감을 갖고 있는 제게 더 이상 글로벌 관점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그들의 기술력과 시장을 현지에서 공부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가장 젊었을 때가 아니면 언제 내가 진정으로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배울 수 있을까 말이죠.


물론 그 생각은 친절하게 표시된 절취선을 따라 뜯어내며 따라 나오는 쿠크다스 과자처럼 부스러기가 될 때가 많을 것 같기도 합니다. 중국인들은 여전히 조용히 말하는 것이 마치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어느 곳에서든 크게 말했으며 강한 향신료와 기름진 음식들은 제 코와 배 모두를 괴롭히고 있다고 생각하니 눈은 즐겁지만 귀는 괴로운 도시에서 이제는 모든 감각이 피로해지는 도시가 될 것 같은 불안감을 느끼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2달간의 상해 파견 생활이 제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되리라고 확신합니다. 인생이라는 긴 여행에서 가끔은, 이륙하는 마음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때론 난기류를 만나더라도 계속되는 삶이라는 비행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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