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과 어깨를 나란히 한 고명환 작가의 인터뷰 30개의 아카이브 문장들
사람은 무조건 변합니다.
이게 단순히 설득으로는 안돼요.
책을 읽고 본인 스스로가 직접 깨달아야
그때 그 사람은 변할 수 있어요.
- 고명환 (2024년 교보문고 선정 올해의 작가)
여러분은 고명환 작가를 아시나요? 그는 MBC 개그맨으로 데뷔 후 작년(2024)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와 더불어 교보문고가 선정한 '올해의 작가'가 되었습니다.
필자는 최근 1-2개월 전부터 '내가 알고 싶은 사람' 이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으로 유명인의 인터뷰 기사를 최근 10개년 정도 검색하여 PDF로 인쇄 후 몰아보고 있습니다. 이 습관의 장점은 첫째, 인터뷰라는 특성상 반복되고 구조적인 질문에 따라 나오는 답변의 응집성과 단순함, 직관성에 있습니다. 둘째, 약 10년치의 기사를 몰아서 읽으면 해당 인물의 심리와 사고, 가치관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셋째, 이 두 가지의 장점이 결합이 되어 해당 유명인이 생산해낸 컨텐츠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시 고명환 작가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그는 전성기 시절 행사장으로 이동 중 불의의 교통사고로 사경을 헤매는 치명상을 입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기적적으로 살아났다고 합니다. (여러 인터뷰를 통해 쉽게 확인 가능합니다) 그리고 그는 일반 병동으로 옮겨지면서 책을 미친듯이 읽기 시작했고, 약 18년이 지난 지금 그는 3,000권 이상의 독서와 노벨문학상 수상자와 함께 올해의 작가가 되었지요. (교보문고 선정)
그는 어떻게 변했을까요? 신문 인터뷰에는 소개되지 않았으나, 그는 유명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여 "Given Thought" 라는 단어를 꺼냈습니다. 생과 사의 기로를 헤매는 사이에 그 자신은 인생의 여러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갈 줄 알았지만, 오직 한 순간만이 떠올랐다고 합니다. 그건 바로 '34년 인생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의지대로 살았던 순간인, 3개월 간의 재수생활 시절' 말입니다. 그 생각이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 '주어졌다는 (given) 것이죠.'
그는 그에게 주어진 생각, 결국 '자기 의지대로, 삶의 주인이 되는 삶'을 살기 위해서 18년 동안 정진하여 다른 사람이 되었습니다. 제가 맨 위에서 인용한 문장을 여러분은 믿으시나요?
사람은 무조건 변합니다. 이게 단순히 설득으로는 안돼요. 책을 읽고 본인 스스로가 직접 깨달아야 그때 그 사람은 변할 수 있어요
저는 믿습니다. 기존의 자신을 죽이고 새로 깨어나고, 다시 깨지고 그 상처가 아문 자리에 극단적 자기 혐오감과 극단적인 자존감을 사이에서 왕복 운동을 하며 새로워진 자신을 만난 경험이 있는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만약 여러분 주위에 '사람은 변하지 않아' 라는 말을 습관적으로 하는 사람이 있다면, 조용히 멀어지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책과 가까워집시다. 자고로 인생의 무의미를 존재에게 독서란 자발적 고립과 유폐를 통해 자기만족의 족쇄들을 연쇄적으로 풀어버리는 해독제 역할을 해야한다고 믿습니다.
여러분, 나라가 혼란스럽니다. 나라는 존재도 혼란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새해가 되었지만 우리의 새해 결심과 다짐은 지루와 조루 사이에서 힘겨운 줄다리기 중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부에 어떤 상황과 자극에 굴하지 않고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가성비' 높고 확실한 방법은 오직 채책을 읽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책이 어렵다면 본인이 평소에 관심 있게 지켜봤던 인물의 인터뷰 기사를 몰반드시 PDF로 인쇄해서 보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그래야만 집중력을 유지한 채로 흐름이 끊기지 않은 채 밑줄을 치면서 그 사람의 장점과 배울점을 단 시간에 흡수하고 싶다는 욕망을 극대화 할 수 있습니다.
필자는 올 한 해 목표가 없습니다. 목표가 없지만 불안하지 않습니다. 무엇을 하든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만들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믿음의 근거는 특별하지 않습니다. 개그맨이었고, 사경을 헤맸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나서 본인의 길을 믿고 따라간 고명환 작가처럼, 끊임없이 질문하며 종이를 뜯어먹듯 읽으면 언젠가 찾아오리라고 믿습니다.
한 3,000권 정도 읽으면, '내가 왜 태어났는지'를 알게 돼요.
요즘으로 치면 일론 머스크처럼 내가 가야 할 길을 알게 되는 것이죠.
저는 시대의 지성이었던 이어령 선생과 이윤기 번역가, 그리고 대한민국 최고의 인터뷰어 김지수 작가, 문화심리학자이자 최고의 강연자였던 김정운 (전) 교수의 인터뷰를 12월 연말 일주일 휴가 내내 읽었습니다. 일상의 균형이 깨져도 좋습니다. 다음날 피곤해도 좋습니다. 잠이 오지 않는 밤이라면 지금 당장 시작해보시길. 나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건 오직 독서하는 나 자신 뿐이라는 것을 몸소 느껴보시길 바라며, 고명환 작가의 인터뷰 밑줄 문장을 공유합니다.
(1) 카를 융은 레드 북에서 진리에 이르는 길은 의도를 갖지 않은 사람에게만 열려 있다고 했지요.
(2) 니체는 인간의 성장 단계를 낙타~사자~어린아이로 구분했죠. 죽음 앞에 서보니 저는 낙타였어요. 무슨 짐인지도 모르고 실으라면 싣고 끌고 가라면 끌고 가는.
(3) 니체가 낙타~사자~어린아이로 구분한 인간 성장 단계를 독서에 적용했어요. 낙타는 시키는 대로 짐을 지고 걸어갑니다. 낙타의 독서는 유명한 책, 베스트셀러 위주입니다. 사자는 자신의 의지대로 사냥합니다. 어슬렁어슬렁 다니면서 내 입맛에 맞는 책, 내가 가치를 부여한 책을 찾아 읽는 것이 사자의 독서죠. 어린아이의 독서는 그 자체가 목적입니다. 책을 읽어서 돈을 벌겠다가 아니라 독서 자체가 즐거운 거죠.
(4) 장사에도 규율이 있다. 나는 사마천의 사기를 토대로 이윤을 얼마로 할지를 ‘법(法)’으로 세웠다. ‘3분의 1 이상을 가져가면 도적이란 소리를 들으며 끝이 좋지 않고 5분의 1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사기의 구절을 따랐다. 면 장사는 특히 많이 남는다. 50% 마진도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좋은 재료를 아끼지 않는다.
(5) 가진 게 1만원이 전부라도 그중 1000원을 다른 이에게 나눠 줄 수 있으면 그 사람은 경제적 자유를 얻은 것이다. 타인에게 마음을 써 줄 수 있는 마음을 가지게 되면 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6) '직관을 개념 앞에 두라' - 직관은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고, 개념은 모두가 그렇다고 하는 것이죠. [데미안]의 '내 안에서 솟아나오려는 그것, 나는 그것을 살아보려 했다.'는 게 무슨 뜻인지 깨달았죠.
(7) 남이라는 글자는 □ (네모) 위에 '나'를 올려놓은 것이다 - 남을 위해서 살면 통 위에 올라가 있는 것처럼 내가 더 돋보이고 원하는 곳으로 올라설 수 있다는 뜻입니다.
(8) 우리의 불행은 욕망과 능력의 불균형에서 온다.(팡세)
(9) 결심은 미래로 도망간다는 뜻. 생각이 나면 무엇이라도 먼저 하라.
(10) 편하게 하겠다는 생각이 들면, 프랜차이즈든 뭐든 창업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사실, 절대 편할 수 없어요. 편하면 망합니다.
(11) 내가 힘들다고 느낄 때 정신적으로 힘든 것보다 몸이 힘든 걸 선택해야 한다는 것.
(12) 이 세상에 수많은 기준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물건], [제도/시스템], [물건으로 조작하려고 하지 말고 고객에게 얹어줄 수 있는 마음과 정신, 철학에서 찾아야 해요. 제도와 시스템까지 볼 수 있어야 중진국이고, 정신과 철학 단계를 다룰 수 있어야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3) 물건으로 조작하려고 하지 말고 고객에게 얹어줄 수 있는 마음과 정신, 철학에서 찾아야 해요.
(14) 전 세계 모든 인종, 업종, 시대에 가장 잘 먹히는 마케팅 기법이 하나 있다고 생각했어요. 바로 공짜를 주라는 거에요. (중략) 공짜를 주려면 정신과 철학으로 줘야 합니다.
(15) 은유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요. 젊었을 때, 성공할 수 없는 이유는 은유를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16) 사람들이 너무 독서를 안 하니까 지금은 독서가 최대 무기가 되잖아요. 다른 노력보다도 말이에요.
(17) 사회에서는 겸손을 말하잖아요. 대기업, 공무원 취업이 좋다는 얘기는 자꾸 낮게 날라는 말을 하는 거에요.
(18) 개천에서 용 나던 시대의 학생들은 진짜 책을 읽었어요. 그런데 지금 대학생들은 1학년 때부터 취업모드 잖아요. 지침이 될 만한 책을 읽을수가 없어요. 낮게 나는 거죠.
(19) 세스 고딘은 낮게 날면 날개가 젖어서 언젠가 빠질 수 있다고 하거든요. 높게 날아서 태양에 찌더라도 다른 세상은 한 번 보고 죽어야죠.
(20) 책을 안 읽어서 개천에서 용이 안 나오지 책을 읽으면 안 그럴 거예요. 책을 읽은 후 겪는 의식의 폭발이 없었기 때문에 끌려가는 삶을 사는 거죠.
(21)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中 돈을 좇다 자신을 들여다볼 시간이 전혀 없는 사람들에게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하려면 아예 방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벌레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
(22) 고전은 모양이 없어요. 그러기에 정답이라고 여겨지는 해석이 절대 있을 수 없죠. 기존의 해석과 상관없이 제 방식대로 고전을 해석하면서 스스로 위로를 많이 받았어요.
(23) '작심삼일'에 실망하는 이들에게는 "365일 중 65일 정도는 좀 봐줘도 된다."
(24) 가만히 있으려고 해도 뇌가 알아서 삶을 재생했다.영화가 상영되는 방에 홀로 있는 느낌이었다. 죽음과 바짝 붙은 그의 뇌가 보여주는 건 의외의 장면이었다. 패기 어린 시절 밀어붙인 4개월간의 재수 생활
(25) 당장 내 의지로 할 수 있는 일 중 가장 유익한 게 '독서'.
(26) 한 3,000권 정도 읽으면, '내가 왜 태어났는지'를 알게 돼요. (중략) 요즘으로 치면 일론 머스크처럼 내가 가야 할 길을 알게 되는 것이죠.
(27) 특이한 건 이른 시간에 도서관 주차장을 가면 고급 차가 많아요.
(28) "절대로 먼저 고객의 돈을 뺏으려 해선 안된다. 사업은 시소를 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 많은 것을 고객에게 제공하고 고객을 무겁게 만들어서 내가 올라가는 구조, 즉 남을 통해서 내가 올라가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장사 못한다".
(29) 사람은 무조건 변합니다. 이게 단순히 설득으로는 안돼요. 책을 읽고 본인 스스로가 직접 깨달아야 그때 그 사람은 변할 수 있어요.
(30) 요즘 사람들은 옳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시간을 오래 씁니다. 저는 그렇게 하지 말고 빨리 결정해서 행동에 옮긴 뒤 그 결정을 옳게 만들면 된다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