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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 ONE Dec 07. 2018

대기업 취업에 성공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

31. 6번의 최종 면접과 3곳의 최종 합격까지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6개월 전, 내겐 한 가지 고민이 있었다. "최종면접을 본 2개 회사 모두 합격하면, 어디를 가야 하지?"


2018년 6월 8일, 2곳의 대기업으로부터 동시에 불합격 소식을 받았다. 충격의 크기는 합격이라는 단어로 쌓은 전형의 높이에 비례했다. 최종 면접 탈락의 의미는 곧 그 회사를 다시는 입사할 수 없음을 뜻한다(경력직이라면 모를까). 회사에서는 재지원자에 대한 불이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공식적인 답변을 하지만, '최종면접' 탈락자는 다를 수밖에 없다. 회사 입장에서도 굳이 최종에서 떨어진 지원자들에게 자원을 투자하며, 기회를 제공할 이유가 없다. 잔인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너무 힘들었다.


2018년 12월 7일, 마지막 회사까지 발표가 나며, 총 3곳의 회사에 최종 합격했다. 결과만 보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 보인다. 하지만, 내 최종 면접의 승률은 50%였다. 3승 3패. 


2018년 9월 1일, 다시 취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면서 한 가지 목표만 생각했다. "한 곳만 붙으면 된다." 자신 있었다. 서류전형과 필기(인적성) 전형을 통과하면 면접만큼은 특히 자신 있었다. 2018 하반기 기준, 1차 면접 승률이 7승 1패였다. 1차 면접은 딱 예상한 대로  결과가 나왔다. 면접을 자주 보다 보면 느낌이 오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임원 면접은 달랐다. 임원 면접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존재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난 불안했다.


2018년 12월 4일-까지, 나는 최종 면접에서만 연속 5번 탈락한 상태였다. 상반기 2곳에 이어, 최종 발표가 난 회사 3곳에서 연속 불합격 소식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악몽은 곧 현실이 되었고, 현실과 악몽의 등가 관계는 불면증의 함수와도 같았다. 특히 면접 전날 밤이면 눈을 감는 순간마다, 상반기에 봤던 임원 면접 때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때 이렇게 말하면 좋았을 텐데, 왜 그땐 몰랐을까'라는 후회와 아쉬움, 그리고 괴로움은 하반기 3달 동안 총 16번의 면접을 보는 내내 나를 계속 쫓아다녔었다.


2018년 12월 7일, 불안은 마치 언제 있었냐는 듯이 사라져 버렸다. 불안은 미래의 권태를 낳는 감정이다. 막연한 미래에 희망의 가능성을 투영해보다가도, "근데 아직 확실치 않잖아"라는 내면의 목소리가 들릴 때면, 미래를 생각하는 것은 사치라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현재에 성실했는가? 그렇지도 않았다. 생산가능인구이자 동시에 실업자에 속한 현실의 신분을 잊고자, 철없는 대학생처럼 나태한 적도 많았기 때문이다. 당장의 미래에 대한 불안이 없어진 지금 나는 또 다른 불안을 맞이할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다시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3개의 회사 중 어디를 가야 할까? 인생의 최우선 가치를 정립하기 위해 시작한 행복 글쓰기가 올바른 길로 인도해주길 진심으로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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