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평형추
8. 5월의 봄, 음표와 물음표 사이
지극히 개인적인 글이다.
김훈의 말처럼 이 글은 아무것도 도모하지 않고, 누군가의 긍정을 기다리지 않는다.
(일기장에다 써도 될 이야기를 굳이 하는 이유는 스스로 감정의 평형추를 찾기 위함이다)
사람에게 실망하지 않는다.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는 법이다. 실망 없는 인생엔 희망도 없다.
싱그러운 봄의 희망 찬가를 이어폰으로 필사적으로 틀어막는 중이다. 스스로 비극을 내재화하고 있다.
행복할 자격이 없는 사람처럼, 웃음을 과거 속에 묻어두고 미래의 행복은 어디에 있는지 끊임없이 묻고 있다.
땅거미진 어둠이 짙어질수록 문제는 더욱 선명해졌다. 아무렇지 않은 척, 일상을 살아가려는 '필사적인 평상심'이 나는 불편했고, 이런 환경들을 모두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에 불쾌했다. 벽을 눕히면 다리가 된다지만 벽이 견고할수록, 생각의 다리는 움직일 힘이 없었다. 과거에 대한 불만, 미래에 대한 불안 사이에서 나의 현재는 그저 그 가운데에 존재할 뿐이다.
언제 진심으로 웃어보았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 잊고 싶은 기억과 잇고 싶은 기억이 다르지 않게 된 순간부터 시작된 것 같다. 서로 다른 속도로 흐르는 시간 속에서 또 이렇게 소중한 하루를 흘려보내는 중이다.
그 흘러나가는 느낌이 인생무상에 가까워질 때면, 어쩔 수 없이 펜을 잡는다. 다시 펜에 기대어 본다.
지금의 이 기록이 기억을 미화시키거나 악화시키지 않고, 내가 짊어져야 할 인생의 무게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평형추가 되기를 바라며.
2019.05.11, 카페에 흐르는 수많은 음표들은 사람들의 웃음과 함께 계절의 여왕 5월의 봄을 맞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