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간들을 되뇌는 건 수첩 뒤쪽에 아까워 쓰지 못했던 빳빳한 신권을 급한 순간 허물게 되고 이내 잔돈푼 밖에 남지 않게 되었을 때의 그 기분이랄까?
어디에 무엇에 썼는지도 모르고 그저 쓰기 전 갖가지 꾸었던 꿈들만 추억으로 남은 듯 허무하게 사라진 신권 마냥.
내 삶의 중간쯤에서 내 뜻대로 이루지 못 한 젊은 날에 대한 안타까움과 애달픔!
도전도 사랑도 젊은 시절 멋모르고 해야 된다는 선인들의 말처럼, 정말 나는 뒷방에 앉아 추억이나 곱씹으며 후회만 하고 살아야 할 것인가?
아니, 아니,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
가끔은 단어 하나 어떤 대상 하나가 떠오르지 않아 '그거' '거 있잖아 그거' '아! 그거 뭐더라?' 그러면서 종일 생각하는 나를 보면서 '내가 작가로 성공이라는 꿈을 이룰 수 있을까?' 하는 상실감을 느끼기도 한다. 또 하루를 살기 위해 그 하루를 고되게 일해야 하는 내 처지를 보면서 '감히 내가... 무슨 글을 쓴다고...' 라며 스스로에게 현타를 불러주기도 한다.
이런 생각이 깊어지면 진짜 무서운 것은 젊음이 사그라든 나이도 빠릿빠릿하지 못 한 늙어가는 내 뇌도 아니다.
바로 내가 세상의 잣대로 나 스스로에게 주지 않는 기회.
내가 나를 좌절시킨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내 꿈을 응원하고 나를 지지하지 않는데 누가 나를 응원하겠어? 할 수 있다. 잘하지 않아도 괜찮아! 내가 좋으면 그럼 된 거잖아?
언제나 20대처럼 꿈꾸고 30대처럼 행동하며 40대의 고민을 한다면 이보다 완벽한 퇴고를 해 낼 수 있겠느냐 말이다.
청춘만이 눈물 흘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의 눈물을 위로할 줄 아는 내가 되자!
청춘이 아니라도 내 눈물에 가치를 나는 알아야지!
49! 이 나이는 내년이면 50, 51... 계속 더 먹어 갈 것이고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의 꿈은 아직도 수첩 속 신권처럼 빳빳하게 기대를 갖고 품게 될 것이며 내가 상상하던 멋진 선물을 갖게 해 줄 것이다.
젊지 않은 나의 꿈도 나만큼 성숙했으리라 믿고 계속 정진하자!^^
난 아직도 꿈이 있고 그 꿈이 곧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이다.
늦었다고 서두르면 더 실수가 많은 법이다. 차근차근 더 살피고 챙기면서 여유 있게 가자!
어차피 이거 아니면 할 것도 없어~^^
그냥 쓰고 싶어서 쓰는 거고, 내 안에 얘기가 하고 싶어 죽겠는 나를 내가 바라봐 줘서 쓰기 시작한 거야!
꼭 필요한 때 '짠'하고 쓰려고 꼭꼭 아껴뒀던 신권처럼, 내 소중한 꿈이 찬란하게 펼쳐질 그날이 오지 않더라도 나는 알아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