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돌담밭과 아침햇살

구좌읍 세화리

by Happy LIm

장소 : 제주동부 한라산 중산간 마을(다랑쉬오름과 지미봉 사이)


제주 돌담밭 사이를 천천히 걸어요. 자그마한 밭두렁 옆으로 까만 현무암 돌들이 하나, 둘 모여 길게길게 돌담을 만들고 있어요. 돌담은 꼭 손을 잡은 친구들처럼 서로 기대며 이어져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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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을 가까이서 보면 돌의 모양도 크기도 모두 달라요.
동그란 돌, 납작한 돌, 울퉁불퉁한 돌, 삐뚤빼뚤한 돌.
어디 하나 똑같은 돌은 없지만, 서로 꼭 맞는 자리를 찾아 사이좋게 끼워 맞춰져 있어요.

조금 약해 보이기도 하지만 이 돌담은 아주 씩씩해요.
제주 바다에서 불어오는 세찬 바람에도 끄떡없이, 수십 년 동안 그 자리를 지켜왔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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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돌담밭은 네모 반듯하지 않아요. 구불구불, 돌이 가고 싶은 대로
길도 함께 따라가요. 그래서 그 옆을 걷는 사람의 마음도 덩달아 구불구불, 살짝 웃음이 나요.


돌담도 여러 모습이 있어요.

한 줄로 서 있는 외담, 두 줄로 나란히 선 겹담, 작은 돌들이 옹기종기 모인 잣담.
마치 가족처럼 모양은 달라도 모두 제 역할을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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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돌담은 바람이 세게 불어도 밭의 씨앗이 날아가지 않게 지켜주고, 작물들이 다치지 않게 도와줘요.

옛날 제주 사람들은 이 돌담 덕분에 밭을 가꾸고 자연과 친구가 될 수 있었대요.

까만 돌담을 모두 이어 보면 아주아주 멀리까지 이어진다고 해서 사람들은 흑룡만리라고 불러요. 마치 검은 용이 제주 땅을 천천히 감싸 안고 있는 것 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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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과 밭 사이에 조용히 서 있는 돌담. 말은 없지만 제주의 바람과 비, 사람들의 시간을 모두 기억하고 있는 든든한 친구예요. 그래서 돌담길을 걷다 보면 괜히 돌담에게 인사하고 싶어져요.

“안녕, 오늘도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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