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제주대 평생교육원
장소 : 제주대 평생교육원 옥상
날짜 : 06.02
자그마한 교실에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 앉아, 저마다의 도구를 조심스레 꺼내 놓는다.
누군가는 붓과 먹물, 화선지를 펼친다. 화선지가 말려 올라가지 않도록 양쪽에 작은 문진을 얹고, 잠시 눈을 감은 채 마음을 가다듬는다. 그리고는 글자만 바라보아도 따뜻함이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행복’이라는 두 글자를 써 내려간다. 그 옆에는 보름달 아래에서 서로를 바라보는 고양이 가족을 캐리커처로 그려 넣는다. 그림 속 소망이 교실 안으로 번져,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마저도 자연스레 미소를 띤다.
또 다른 누군가는 붓과 먹물, 그리고 머그컵을 책상 위에 올려둔다. 컵의 곡선을 따라 소중한 친구들과 함께했던 즐거운 순간들을 떠올리며, ‘추억’이라는 글자를 정성스레 새긴다. 그 옆에는 친구가 좋아하던 꽃을 덧그려, 기억 속 장면을 조용히 불러낸다.
어떤 이는 자신이 사랑하는 시를 화선지 가득 옮겨 적는다. 자신만의 감각이 더해진 글귀들이 살아 움직이듯 종이 위에서 튀어나와, 옆자리에 앉은 이의 마음까지 환하게 만든다.
그렇게 평생교육원의 밤은 소소한 웃음과 따뜻한 행복으로 채워진다. 그리고 우리는 그 여운을 가슴에 품은 채, 내일을 다시 힘차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