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큰노꼬메&족은노꼬메오름(1)
제주도 서부지역 중산간 오름군에 속하는 유명오름이다. 노꼬메는 '높다'라는 제주어이다. 크다는 의미의 큰노고메오름과 작다라는 의미의 족은노꼬메오름이 오솔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은 세 곳이 있다. 소길공동목장에서 올라가는 코스(A, 2.6km), 궷물오름 주차장에서 상잣길을 따라가는 코스(B, 2.3km), 족은노꼬메주차장에서 고사리밭을 지나 올라가는 코스(C, 2.1km)가 있다. B와 C 코스는 출발점은 다르지만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이 같다.
소길공동목장길은 드넓게 펼쳐진 초지를 지나며, 그 이후부터는 삼나무 숲길이 이어진다. 산책로는 완만하게 경사진 자갈길과 흙길이 번갈아가며 나온다.
족은노꼬메주차장길은 처음에는 커다란 나무가 우거진 숲길을 걷는다. 1~2km 이후부터는 산책로 양옆에 풀이 무성한 오솔길이 이어진다.
궷물오름주차장길은 큰 나무가 우거진 숲길이다. 일부 구간은 커다란 삼나무 숲길이고, 일부 구간은 소나무 등 다양한 수종이 식재된 길이다.
이 두 코스에서 큰노꼬메오름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은 매우 급경사이다. 약 540여 개의 계단으로 조성되어 있다. 초보자가 오르기에는 아주 힘든 코스이다. 계단길을 오르다가 뒤를 돌아보면 낭떠러지에 서있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좁은 계단에서 발을 헛디디거나 미끄러지기로 한다면... 아찔하다. 이럴 때는 앞만 보고 올라가면 된다. 한걸음 한걸음 걷다 보면 오름 능선에 다다르게 된다.
오름 능선에 오르면 정상까지는 평지에 가까운 산책길이다. 좁은 산책로 양쪽은 절벽에 가까울 정도로 경사가 졌다. 산책로에는 억새가 가득하다. 가을이 되면 긴 능선길에 펼쳐진 멋진 억새를 만날 수 있다.
4월에는 산책로를 따라 제법 군집을 이루어 꽃을 피우는 철쭉을 만날 수 있다. 가끔은 10월이 되어도 철을 잊은 철쭉꽃이 하나둘 피어있는 풍경도 맛볼 수 있다.
능선길 오른쪽으로는 한라산과 서부 중산간지역 오름군 풍경이 펼쳐진다. 왼쪽에는 바리메오름이 우뚝 솟아있다. 능선길이 약 200~300m 이어져 있어 앞뒤 좌우로 멋진 풍광을 즐기면서 걸을 수 있다.
오름 정상은 나무판자를 엮어 넓은 쉼터 겸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다. 한쪽 구석에는 '큰노꼬메 정상'이라고 쓰인 50~60cm 정도의 바윗돌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이곳은 사방이 모두 트여있어 좋다. 전방에는 새별오름과 애월읍 앞바다가 보인다.
왼쪽으로는 산방산이 드러나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제주시내가 아스라이 눈에 들어온다.
족은노꼬메오름 방면으로 내려가는 길에 야자매트를 새롭게 단장 중인 사람들을 만났다. 좁고 가파른 등산로를 정비하는 전용기계도 있다. 앞쪽은 경운기나 이양기와 비슷하고, 바퀴는 폭이 좁은 레일형태이다. 기계 뒤에는 무거운 짐을 실어 나를 수 있게 되어 있다. 이곳과 같이 험준하고 좁은 곳을 정비하는데 최적화된 기계인 듯싶다. 한편에서는 이 기계로도 나르지 못하는 물건을 사람들이 등에 짊어지고 나른다. 오름을 편하게 오를 수 있는 것도 이 분들의 고생 덕인 것 같아서 인사말로나마 고마움을 표시해 본다.
바리메오름으로 들어가는 자그마한 시멘트길에서 바라보는 큰노꼬메오름 풍경이 백미이다. 목장 안에는 말이 목을 축일 수 있도록 2개의 연못을 만들어 놓았다. 초지에는 삼나무가 듬성듬성 식재되어 있다. 드넓은 초지 위에 물이 가득 찬 연못, 그 주변을 둘러싼 커다란 삼나무 숲, 그 너머에 굼부리 모양의 큰노고메오름이 위치해 있다. 경치가 좋아 많은 사람들이 몰려 사진을 촬영한다. 웨딩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고, SNS에 올릴 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다. 휴일에는 길 한쪽면 300~400m 정도에 주차된 차량이 가득하다. 가뜩이나 좁은 길인 데다가 길 한쪽에는 주차된 차량이 있어 정체가 심하다. 어떤 때는 들어오거나 나가려는 차량들로 인해 1시간 이상 고생하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