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느지리오름
느지리오름은 마을 주변에 있어 탐방로가 잘 조성되어 있고, 높이도 적당하여 산책하기에 좋은 오름이다. 오름 명칭은 현재 소재지인 상명리의 옛 이름이란다.
이 오름은 한림항에서 저지마을로 연결되는 2차선 아스팔트 길(명월성로)에 바로 옆에 있어 찾기 쉽다. 오름입구에 승용차 10여 대를 주차할 수 있고, 화장실도 구비되어 있다. 산책로에 드문드문 의자도 설치해서 잠시 쉬어갈 수도 있다.
오름 산책로가 마치 어머니 뱃속의 태아 모양으로 조성되어 있어 마을주민들은 생명력을 가진 오름이라고 여기고 있단다. 머리는 분화구 둘레길이고, 등과 발은 가장 외곽의 산책로(오름 하단)이며, 손과 배는 오름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산책로 중간중간 길을 안내하는 표시판이 있으며, 정상에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이곳 전망대에서는 비양도, 한림항, 산방산, 모슬봉, 금오름 등 인근 유명 오름을 조망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제주 서부 대표적인 오름인 금악오름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 마을주민들에게는 흔한 풍경이겠지만, 처음 방문하거나 1년에 한두 번 찾는 사람에게는 멋진 풍경이다.
오름 사이로 풍력발전기가 힘차게 돌아간다. 이곳 한림읍이나 한경면은 제주에서도 바람이 거칠기로 이름난 곳이기 때문에 풍력발전기가 상대적으로 많다. 주로 바닷가나 한라산 중산간지역에 분포한다.
전망대를 지나 분화구 둘레길을 한 바퀴 돌아본 후 아이 등허리를 닮은 길로 내려오면 전망이 좋다. 말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풍경도 만날 수 있다. 아침 무렵이라 배가 고픈가 보다. 옆에 있는 말을 쳐다보지도 않고 풀을 먹는 데만 열심이다.
산책로가 끝날 즈음 커다란 야자수 한그루가 눈에 띈다. 삼나무, 소나무, 벚나무 등 오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가 아니라서 더욱 눈에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