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대로 돌아가는 세상은 단 하나도 없다.
몇 해 전, 나는 도무지 해답을 알 수 없는 우울과 공허함 속에 있었다. 내 마음은 누구에게도 온전히 설명할 수 없었고, 누가 알아주는 것도 같지 않았다.
가슴이 딱딱하게 굳어버린 것처럼 아팠고, 숨을 쉴 때마다 눈물이 났다.
그때는 누구의 말도 들리지 않았다. 누구의 손길도 닿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모두가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껴졌고, 나는 그 모든 것들을 거부했다.
그렇다고 해서 내 고통이 나아진 건 아니었다. 가슴은 여전히 아팠고, 시간은 더디게 흘렀다.
누군가 내게 그 시절을 어떻게 버텼냐고 묻는다면, 나는 정확히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햇볕도 쐬어보고, 책도 많이 읽어보았지만, 그 모든 이야기는 너무나 밝고, 너무나 긍정적이었다.
나는 이렇게 아픈데, 세상은 왜 이렇게 괜찮은 척을 하라고만 하는 걸까.
마음이 따뜻할 때는 모든 책이 나를 위한 이야기처럼 들렸는데, 힘들 때는 그 모든 말들이 나를 비웃는 것처럼 느껴졌다.
위로는 나를 더 아프게 했고, 손길은 나를 더 슬프게 했다.
결국 나를 그 우울감에서 꺼내준 건, 그 무엇도 아닌 시간이었다.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흐르는 그 순간에도, 시간은 흘렀고, 무뎌짐은 익숙함이 되었고, 나는 그렇게 조금씩, 천천히 괜찮아졌다.
어느 순간,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았던 나를 ‘인정’하고 ‘내려놓고’ ‘풀어놓는’ 그 과정 속에서 나는 자유로워졌고, 조금씩 해방되었다.
"시간은 답을 주지 않았지만, 상처 위에 흘러 다듬어주었다." – 란미
지금 나는 내 삶의 중반을 달려가고 있다. 아직도 명확한 해답은 없다.
하지만 이제는 생각한다.
답이 없어도, 이유가 없어도 그저 이렇게 살아가는 지금도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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