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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산책 Dec 21. 2023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뜨끈한 어묵국이 짰다

며칠 전 엄마가 기침이 심해지셔서 병원에 입원하셨다고 했다. 심한 것은 아니니 오지 말고

그저 숨쉬기가 자꾸 불편해져서 입원했다고만 하셨다. 

가끔 날씨 탓인지 면역력 때문인지 어떤 원인 때문인지 몰라도 천식이 갑자기 심해지실 때가 있는데 요 며칠사이 또 그러셨던 모양이다. 


병원에 계셨다가 주변에 어르신들이 많이 계셨던 모양인데, 돌아가시는 분들도 계시고 밤잠 설치시는 분들이 옆에 계시다 보니 예민해지셔서 어제 새벽에 퇴원하셨다고 하셨다.

오늘 전화를 걸어보니 집에 계신다고 하셔서 부랴부랴 엄마에게 드릴 도라지청을 가지고 츨발하는데

뜨끈한 어묵국을 드시면 좋을 것 같아서 어묵국과 매콤한 빨간 어묵, 그리고 어릴 적 엄마가 종종 사주셨던 찹쌀팥도넛이 있길래 사갔다.


어릴 적엔 엄마가 팥도넛을 종종 사 오셨었는데 요즘은 도넛 파는 곳이 많지 않은 것 같다.

꽈배기는 많은 것 같은데, 도넛 가격도 많이 올랐다 1개에 1500원, 이것저것 집다 보니 20500원이 나왔다.


마침 점심때여서 엄마와 같이 먹으려고 사 왔다고 하니까 일어나신다.

빨강어묵을 드신다. 짜다고 하신다. 어? 보기에는 정말 감칠맛 나고 맛있게 생겼는데, 엄마가 몸이 안 좋으시니까 입맛도 혹시 더 짜게 느껴지시는 게 아닐까 하고 한입 먹었는데, 정말 짰다.

생긴 건 하나도 짜 보이지 않았는데.


최근 어떤 일을 겪으면서, 저 사람이? 안 그럴 거 같은데,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생각 외였다.

말이나 행동이 짐작이 가는 면들이 있었지만, 자신의 개인적인 감정을 마치 객관적인 것처럼 이야기를 하고 

또 그것을 여기저기 이야기를 해서 마치 여론몰이 하듯이 그렇게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니

정말 씁쓸하기도 하면서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라는 말이 실감이 났다.


아,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구나.

설마 그럴 리가 없어라고 생각했던 사람, 나와 가장 가깝다고 느꼈던 사람에게서 나의 험담 같은 말들을 하고 다닌다는 것을 들었을 때의 충격은. 내가 소중히 여겼던 , 내가 마음을 주었던 사람이었기에

그 상처가 깊어졌었지만.


이번 같은 경우에는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었던 사람인데, 타인들에게 대하는 태도와 공적인 자리에서 사적인 감정을 개입해서 말하는 것을 보니까 참 안타까웠다. 나이가 많다고 성숙한 것도 아니고

나이가 어리다고 성숙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경험이 많다고 성숙한 것도 아니요, 경험이 없다고 성숙하지 않은 것도 아니라는 것을 요즘 많이 느낀다.


숨겨진 의도. 그 의도가 뭐지?라고 끊임없이 의심하진 않지만.

보이는 모습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게 되었다. 맛있어 보였던 어묵에서도 느꼈듯이. 

근데 맛있어 보였는데 맛없어서 실망이다.

사람들의 평가에 좌지우지되진 않지만 그래도 맛있어 보여서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라는 표현이 될 수 있는 음식처럼 나도 평가 절하 되는 사람이 되지 말아야겠다.라고 다짐해 본다.



#글로성장연구소 #별별챌린지 #겉과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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