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 잔소리 잔소리
오늘아침, 불연득 확인해 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젯밤에 단어 외우는 소리를 듣지 못했는데, 단어를 다 외우고 잤다는 13살 사춘기 소년의 말.
몇 번 제대로 외우지 않았던 터라서 오늘은 엄마가 확인해 봐야겠다고 하니까, 아침에 갑자기? 라면서 단어장을 보여준다.
어? 이 단어 며칠 전 외운 건데?
갑자기 말문을 잇지 못한다.
왜 기억하냐면 가끔씩 단어를 외웠나 확인하는 것을 해주는데, 내가 아는 단어였기에 기억할 수 있었다.
몇 번 더 외웠던 적이 있는데, '그래 한 번 외웠다고 다 기억나는 것은 아니니까 몇 번 더 할 수 있지.'라고 생각했는데 성실하게 외우는 모습을 보이지 않다 보니까 자꾸 의심이 들고, 확인하게 되었다.
학기가 시작되면서 외웠다고 그래서 가끔씩만 확인하고
너무 자신 만만하게 다 외웠다고 숙제도 다 했다고 그래서, 정말 그런 줄로만 알고 검사를 안 했더니만.
불시에 오늘 아침 검사를 하고 나니, 또 성실하지 않게 행동한 모습에 이젠 화가 나기보다 기운이 빠졌다.
'내가 지금 왜 이렇게 말을 하고 있어야 하나'
누구야, 지금 엄마가 이렇게 이야기하는 게 지번에도 이야기했던 거고, 엄마가 이야기하는 게
막 100점을 맞으라고 1등을 하라고 그러는 이야기가 아니지 않냐, 단어를 외우고 책을 읽고 이것을 성실하게 행하고 그랬을 때 너에게 이것이 쌓여서 결과로 나타나는 것인데
그전에 성실하게 하지 않았던 시간들이 있기 때문에 이젠 친구들이 한 시간 한다고 해도 너는 한 시간보다 더 해야 하는 걸 알고 있지 않냐고, 고개는 끄덕이면서도 아무 말하지 않는 아이를 보니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게 맞는 것인지 어려워졌다.
"엄마가 지금 말하는 것이 너 공부 잘하라고 하는 말 같아?"라고 했더니 아이는
엄마가 나한테 공부 잘하라고 말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를 했다.
공부를 잘하라고 이야기를 할 것 같으면, 학원도 더 보내고 더 공부시키고 더 더더 그랬을 것인데
아이에겐 내가 하는 말이 그렇게 들리나 보다.
공부도 잘하는 아이 느린 아이가 있는 것인데, 못한다고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
그 시기가 너무 차이가 나는 것이지 않을까, 그 시간을 기다려줄 수가 없으니까, 못한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큰 아이는 키는 벌써 170이지만, 외모는 진짜 중, 고생인데
말, 행동은 영락없는 초등학생이기에. 그리고 중요한 건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이걸 해서 뭘 해야겠다는 것이
확실하지 않다 보니까 그러나 싶기도 해서
이 학교를 다니면서 뭘 하고 싶은 거야.라고 물어보니
공부해서 레고회사에 들어가고 싶다고
잠깐이었지만 학교를 쉬는 동안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같이 찾아보다가
레고 만드는 거 좋아하니까, 그러면 네가 직접 디자인해 보는 것은 어떨지, 레고를 네가 만들어보고 싶은 것을 디자인해서 그걸 만들어보는 일이 있다고 해서 찾아보니까 정말 레고디자이너가 있었다.
한국에는 두 사람이. 그 사람이 일하는 것을 보니까 영어는 기본에 다른 나라 언어들도 자유롭게 구사하는 것을 보고는 영어는 꼭 해야겠다면서 이 학교를 다니고 공부를 해서 레고회사를 갈 것이라고 마음은 잡은 듯했다.
그렇지만, 자꾸 눈앞에 보이는 아니 내가 바라보는 시선이 자꾸만 판단하게 된다.
아니 지금 저렇게 하면 안 되는데, 잘하라는 게 아니라 네 의견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단어를 많이 알고 있어야 하니까 단어는 정말 많이 찾아보고 외워야 한다고
정말 반복의 반복의 반복..
잔소리 잔소리 잔소리다. 더는 말하고 싶지 않다고 다짐하면서도.
그래 네 인생이지,라고 말하면서도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에, 그리고 학비의 아까움도 없다고는 못하겠다.
일반학교가 아닌 대안학교이기에 학비도 무시 못하니까.
어렵다 정말.
니 인생인데 네가 좀 열심히 살아봐라!라고 말하고 끝. 하고 싶지만
아직은 아니니까. 어렵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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