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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산책 Feb 02. 2024

탭을 부숴버리다

약속을 지키지 않아

거실로 나와서 보니 둘째가 탭에 이어폰을 꽂고 잠들어있었다.

어? 지난번에도 분명히 밤새 탭으로 영상을 보다가 걸려서 혼났었는데, 불과 그 시간이 1주일이 채 지나지도 않은 시점이었다. 

잠결인지 무조건 안 봤다고 대답하는 아이.


지난번에는 너무 화가 나서 큰소리로 윽박지르면서 이야기했었다.

이번엔 소리는 지르지 않았다. 이미 눈으로 얼굴로는 온갖 말들을 퍼붓고 있었을지는 몰라도, 말로는

내뱉지 않았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무엇을 본 것인지, 영상을 뒤로 뒤로 해서 가보니

맨 위에 있던 영상은 그냥 연주곡들로만 나와서 '잠이 안 와서 틀었나' 싶다가 뒤로 가보니까 게임유튜버, 흥미가 위주인 여러 영상들이 나왔다. 야동을 안 본 게 다행인 걸까?


큰소리를 내진 않았지만 아빠가 보더니, "부숴"라고 짤막하게 이야기를 했다.


저녁, 

한참을 아빠와 아들이 이야기를 나눈다. "약속"에 관하여.

약속이라는 것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탭을 부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는 아빠의 말,

아들은 몇 번이나 약속을 지키지 않았던 부분, 그리고 약속으로 지키려고 했던 부분보다 오히려 더 보려고, 몰래 하려고 했던 그런 부분들이 약속을 지키고 싶게 안 들었기에 없애는 게 낫다는 판단으로

망치를 들고나갔다 왔다. 다행히 기분 좋게 해결이 되어서 다행이지만, 

탭을 부수고 약속을 앞으로는 잘 지키겠다는 다짐과 치킨을 시키며 마무리가 되었다.


약속, 이건 나도 참 마음에 새겨야 하는 단어이다.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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