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푸른산책 May 15. 2024

이 가격에?

살 땐 비쌌는데 팔 때는 가격을 내려도 팔기 어렵네

책을 정리하고 있다.

반강제로, 사실 이렇게 미션이 주어지지 않으면 어쩌면 더 오래 걸렸을지도 모를 일이니까.


갑자기 남편이. "책상을 주문했어! 책을 다 정리할 거야"라고

갑. 자. 기?

이 책 이제 안 보지 않냐면서, 책을 정리해서 책장을 빼고 책상이 들어올 공간을 만들어야겠다고 했다.

알았다고 주말을 지나 오늘이 오면서, 당근거래를 하고, 한건은 성공, 또 한건은 내일 예약,

그리고 다른 책들을 소식이 없다.


살 때는 진짜 전집이라서 비싸게 주고 구매했는데,

물론 아이들이 좋아했고 잘 보아서 좋긴 했지만 막상 팔려고 하니 이거 뭐, 90프로 할인을 해야 살까 말 까다.

남편은 그랬다.

당근에 팔려한다고 했더니 그냥 주라며, 요즘 애들도 적은데 책 안 사갈 거라며,

그런데 가격을 낮추면 바로 연락이 온다.

30-40을 주고, 50을 넘게 주고 샀던 책을 만원에, 4-5세트를 10만 원에.  권수로 따지면 200-300권 정도.

순간 이걸 고물상에 가지고 갈까?라는 생각도 아주 잠깐 해봤었다. 

사람의 심리란, 단 얼마라도 더 받고 싶은 욕심이.


그러다가 그냥 버리는 것보다 단 얼마라도 버는 것이 나을 것이고.

아무도 안 사간다면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학교에도 가져가고,

친구에게도 나눔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버리고 정리하는 것이 아직도 어렵다. 버리는 게 왜 어려운지, 뭐가 그렇게 아쉬운지 모르겠다.

버리기 어려운 순간, 그 마음을 잘 정리하고 버리면 또 생각은 안 나는데 

버릴 때까지 정리할 때까지의 그 마음이 참 복잡스럽다.

아마, 잘 버리게 되면 정리도 잘할 수 있을 텐데.

뭐가 그렇게 잘 못 버리게 되는지 여전히 모르겠다.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당근거래




작가의 이전글 스승의 날의 감사함을 담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